친구가 자기가 요새 보는 걸 보여주겠다면서 폰을 내밀더라. 영상 목록이었어.
나는 그냥 보다가 좀 이상해졌거든. 목록을 내리는데 화면이 안 바뀌는 것 같았어.
색이 다 비슷하고 글자 크기도 비슷하더라. 큰 글자가 가운데 있고 사람 얼굴이 옆에 있고.
내용은 다 다른 거였는데 겉만 보면 하나로 보인다니까. 열 개를 내렸는데 한 개를 열 번 본 것 같았어.
친구는 그게 이상한 줄도 모르더라. 매일 보니까 안 보이는 거잖아.
불나방 저도 그런 거 봐요.
방에서 이 얘기를 했더니 애들이 그건 그렇게 만들어야 눌리니까 그런 거라고 하더라. 다들 그건 알고 있었어.
눌리는 모양이 정해져 있으니까 다 그 모양으로 만드는 거잖아. 만드는 사람 잘못도 아닌 거고.
근데 그러면 보는 쪽은 매일 같은 걸 보게 되는 거라니까. 내용이 달라도 겉이 같으면 같은 게 되는 거잖아.
이게 좀 걸리더라. 매일 같은 모양을 보면 세상이 그것뿐인 것 같아지잖아.
우리 방에서도 그런 걸 봤거든. 한동안 애들이 다 같은 말을 하던 때가 있었어.
나중에 알고 보니까 다들 비슷한 걸 보고 있었던 거라니까. 보는 게 같으니까 말이 같아진 거였어.
돌부처 같은 것만 보면 그렇게 되지.
지금은 애들이 뭘 보여주면 하나만 물어본다니까. 이거 말고 다른 것도 보냐고.
다른 것도 본다고 하면 그냥 넘어가. 이것만 본다고 하면 그때는 좀 더 얘기를 한다.
한 가지만 오래 보고 있는 애가 제일 크게 흔들리더라. 그건 여러 번 봤잖아.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그 영상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라. 봐도 반은 못 알아들어.
근데 겉이 다 똑같으면 그건 눈에 보이잖아. 그건 나도 알 수 있는 거라니까.
다 똑같이 생긴 걸 내리고 있으면 한 번은 멈춰보는 게 낫더라. 동아리방은 안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