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비 예능을 보는데 개미라는 말이 나오더라. 웃기려고 쓴 거였어.
나는 그게 좀 이상했다니까. 뉴스에서 나오는 거랑 완전히 다른 자리잖아.
며칠 뒤에 동생이 그 말을 쓰더라. 친구랑 놀면서 그냥 웃기려고 쓰는 거야.
뜻은 한 번도 안 물어봤다니까. 그냥 말만 가져간 거잖아.
내가 그거 무슨 뜻인지 아냐고 물어봤는데 모른대. 근데 계속 쓰더라.
칼손 저희 동생도 그래요.
뉴스에서 그 말을 처음 들으면 무거운 말로 배우거든. 우리 집도 그랬고.
근데 예능에서 처음 들으면 웃긴 말로 배우는 거잖아. 같은 말인데 완전히 다른 걸로 들어가는 거라니까.
동생한테 그 말은 앞으로 계속 웃긴 말인 거다. 나중에 진짜 그 자리에 서게 돼도 그럴 거잖아.
방에서 이 얘기를 했더니 애들이 자기도 그렇게 배운 말이 있다고 하더라. 뜻보다 분위기를 먼저 배운 거.
그 말을 쓰면 좀 아는 것처럼 보이니까 쓰기 시작했다는 거야. 뜻은 나중에도 안 찾아봤고.
그래서 우리 방에 화이트보드에 적어두는 규칙을 만든 거라니까. 뜻 모르는 말은 적어두고 아는 사람 나올 때까지 비워두는 거.
돌부처 웃긴 말로 배우면 안 무서워지지.
동생한테 쓰지 말라고는 안 했거든. 그러면 더 쓸 거니까.
그냥 뜻만 한 번 말해줬어. 그 말이 원래 어떤 사람들을 부르는 말인지.
그러고 나서 동생이 그 말을 좀 덜 쓰더라. 안 쓰는 건 아닌데 아무 데서나 쓰지는 않더라니까.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말 가르칠 처지도 아니거든. 나도 뜻 모르고 쓰는 말 많고.
근데 웃긴 말로 먼저 배우면 그게 계속 웃긴 말로 남는 거잖아. 그건 좀 무섭더라.
뜻을 한 번 들어보고 나서 쓰면 그다음부터는 고를 수 있는 거라니까. 그 한 번이 있고 없고가 큰 거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