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고 친구가 자기 화면을 보여주더라. 어른들이 모여서 떠드는 데래.
나는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니까 그냥 넘겨보기만 했어. 십 분쯤 봤나.
거기 쓰는 말이 우리가 쓰는 말이 아니야. 줄임말도 많고 나만 모르는 말도 많고.
친구도 반은 모른대. 자기도 아빠 어깨너머로 보다가 알게 된 거라더라.
그래서 내용은 진짜 하나도 못 알아들었어. 그건 확실히 밖에서는 알기 어려운 거더라.
내용은 몰라도 말투는 알겠더라니까. 그게 좀 이상했어.
한 줄은 크게 웃고 있고 그 밑에 한 줄은 한숨을 쉬고 있어. 그 밑에는 또 누가 나도 그렇다고 적어놨고. 우리 방이랑 순서가 똑같잖아.
불나방 어디나 다 똑같구나.
칼손 나는 저런 데 안 봐. 보면 마음이 급해져.
우리 방이랑 다른 것도 있더라. 거기는 서로 이름을 모르잖아.
이름을 모르니까 말이 세지더라. 우리 방에서는 얼굴을 보고 말하니까 저렇게까지는 안 하거든. 돌부처가 그거 보고 한마디 했어.
돌부처 얼굴 보고는 못 할 말이네.
친구가 화면을 끄면서 그러더라. 자기도 오래 못 본대. 보다 보면 마음이 자꾸 급해진다는 거야.
그러면서 아빠 얘기를 하더라. 아빠도 저기를 매일 보는데 볼 때마다 표정이 안 좋아진대. 그래서 자기는 하루에 한 번만 보기로 정했다든가 그러더라.
집에 오면서 생각했어. 저런 데가 나쁘다는 게 아니야. 나도 뭐가 궁금하면 찾아볼 것 같거든.
근데 저기만 있으면 좀 위험하겠더라.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 말만 종일 보고 있으면 자기가 어디쯤 있는지 모르게 되잖아.
그래서 얼굴 아는 데가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거다. 우리 방이 그거 하려고 있는 거라니까. 여기선 다들 이름을 알고 밥 먹었냐고 묻잖아. 동아리방은 그래서 안 닫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