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가 친구 생일이에요. 작은 머그컵을 하나 샀지요.
가게에서 포장해준다고 했는데 직접 하고 싶었어요. 집에 와서 포장지와 리본을 펼쳤네요. 창가 탁자 위에서 포장을 시작했어요.
포장지를 접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어요.
모서리를 맞추려 하면 다른 쪽이 삐뚤어지고, 테이프를 붙이면 주름이 생겼지요. 몇 번 다시 접었어요. 그러다 겨우 네모난 모양이 나왔네요. 완벽하진 않아도 정성은 들어간 모양이었어요.
리본이 제일 어려웠어요.
양쪽 고리 크기가 자꾸 달랐지요. 한쪽이 크면 다시 풀고, 다른 쪽이 처지면 또 풀었어요. 다섯 번째 묶고 나서야 겨우 맞았네요. 손끝이 조금 아팠지만 뿌듯했어요.
리본을 다시 묶는 동안, 받을 사람을 떠올리는 마음도 함께 한 바퀴씩 감긴다.
리본을 묶는 동안 친구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 컵으로 아침에 커피를 마시는 모습, 처음 이 포장을 봤을 때 표정 같은 거요. 리본을 풀었다 묶을 때마다 그 장면이 한 번씩 떠올랐지요. 포장하는 시간이 곧 친구를 생각하는 시간이었던 거예요.
친구 생일에 선물을 건넸어요.
친구가 포장을 보더니 와 예쁘다, 하고 웃었지요. 그리고 바로 리본을 뜯어버렸어요. 다섯 번 묶은 리본이 몇 초 만에 풀렸네요. 조금 아쉬웠지만 웃음이 났어요.
생각해보면 포장은 원래 뜯기려고 있는 거겠지요.
오래 남는 게 아니라 잠깐 기대하게 만드는 거니까요. 친구가 포장을 보고 웃었던 그 몇 초가 포장의 몫이었던 것 같아요. 그 몇 초를 위해 다섯 번 묶은 거였네요.
쇼펜하우어는 사람이 무언가를 기다리고 기대할 때 행복을 느낀다고 했대요.
포장지를 뜯기 직전의 그 순간이 딱 그렇겠지요. 리본 하나가 그 짧은 기다림을 만들어준 거예요.
리본을 다시 묶는 시간에는 받을 사람을 떠올리는 마음이 같이 감기는 것 같아요.
금방 뜯겨도 그 시간은 이미 선물이 된 거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