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장이사가 더 싸서 고르셨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이사 당일 저녁, 상자 서른 개가 거실에 쌓인 채 업체가 떠났다고요.
그날 밤 그릇 상자 하나만 겨우 푸셨답니다. 그 분은 이사는 다 해주는 줄 아셨다고 하셨습니다. 반포장이사에서 업체가 하는 일은 대개 거실의 상자까지입니다.
포장이사와 반포장이사는 둘 다 이삿짐 업체가 짐을 싸서 새집으로 옮겨주는 방식입니다.
트럭이 오고, 기사님들이 짐을 나르고, 큰 가구는 업체가 맡습니다. 옮겨준다는 점이 같으니 가격 차이만 있는 것처럼 여기시는 거죠. 그렇다면 무엇이 둘을 가를까요?
포장이사는 짐을 싸고 옮기고 새집에서 풀어 정리하는 것까지 업체가 하는 방식이고, 반포장이사는 싸고 옮기는 것은 업체가 하되 푸는 것과 정리는 대개 내가 하는 방식입니다.
포장이사는 처음부터 끝까지입니다.
그릇을 싸고, 옷을 옮기고, 새집 싱크대에 그릇을 넣고, 옷장에 옷을 거는 것까지 업체가 합니다. 그래서 이사 당일 저녁에 바로 밥을 해 먹을 수 있는 경우가 많죠. 대신 비용이 더 듭니다.
반포장이사는 중간까지입니다.
짐을 싸서 옮기는 것은 업체가 하고, 새집에 내려놓으면 대개 일이 끝납니다. 풀고 정리하는 것은 내 몫이죠. 그래서 반포장이사는 비용을 아끼는 대신 내 시간이 들어갑니다. 상자 서른 개가 그 시간이었습니다. 업체마다 어디까지 해주는지는 조금씩 다릅니다.
견적을 받으실 때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가격표만 보면 반포장이사가 가볍습니다. 이사 다음 날 출근해야 한다면 그 상자들의 무게도 함께 계산하셔야겠지요.
포장이사라면 정리 방식을 미리 말해두시면 됩니다. 어느 서랍에 무엇을 넣을지요.
반포장이사라면 상자에 방 이름과 내용물을 적어두시면 됩니다. 푸는 순서가 정해지면 서른 개가 덜 무겁습니다. 구체적인 범위는 업체 견적서를 따르시면 됩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업체가 짐을 옮기는 것은 같습니다. 푸는 것까지 맡기는지만 보시죠.
구분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