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뉴스에서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께 반찬을 전하는 봉사 이야기가 나왔어요. 봉사하는 분들이 줄어서 손이 모자란다는 얘기였지요.
그 주 토요일 아침 엘리베이터에서 옆 동 아주머니를 만났어요. 보온 가방 세 개를 양손에 나눠 들고 계셨네요.
아주머니가 엘리베이터에서 혼잣말을 하셨어요.
이건 김 할머니 거, 이건 박 할아버지 거, 하면서요. 가방마다 누구 건지 순서를 확인하고 계셨지요. 제가 쳐다보니 웃으시며 반찬 배달 봉사를 간다고 하셨어요. 매주 토요일마다 하신대요.
아주머니가 말씀하셨어요.
반찬도 반찬이지만 얼굴 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요. 일주일 동안 아무도 안 찾아오는 분들도 계신대요. 반찬 들고 가면 문 앞에서 한참 얘기를 하신다고요. 어떤 할아버지는 아주머니 오는 날만 기다리신다고 하더라고요.
반찬 한 통에 담긴 건 음식보다, 누군가 나를 기억하고 있다는 마음이다.
뉴스에서는 봉사자가 줄었다는 얘기가 나왔어요.
저는 그 숫자가 정확히 얼마인지 잘 몰라요. 다만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아주머니의 양손에 그 숫자의 무게가 실려 있는 것 같았지요. 세 개의 가방이 세 분의 일주일이었으니까요.
쇼펜하우어는 남의 괴로움을 내 것처럼 느끼는 연민을 가장 귀한 마음으로 봤대요.
아주머니가 하시는 일이 딱 그런 것 같았어요. 혼자 계신 분의 외로움을 자기 일처럼 여기고 매주 찾아가시는 거니까요. 대단한 말 없이 그냥 하시는 거였지요.
그날 이후로 저도 조금 생각해봤어요.
매주 봉사는 아직 자신이 없어요. 그래도 같은 동에 혼자 사시는 할머니께 엘리베이터에서 먼저 인사드리는 건 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다음 주부터 그렇게 했어요. 할머니가 반갑게 웃어주셨네요.
반찬 한 통에 담긴 건 음식보다 누군가 나를 기억한다는 마음이겠지요.
오늘은 혼자 계신 누군가에게 안부 한마디 건네봐도 좋겠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