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잔 손님들이 요즘 배달 얘기를 해. 집에서 앱으로 시키면 문 앞까지 온대. 뉴스에서도 배달이 너무 흔해졌다는 얘기가 나왔다더라.
한 손님은 일주일에 몇 번씩 시킨대. 퇴근하고 나가기 귀찮아서. 다른 손님은 배달비 얘기를 하면서 한숨을 쉬었어.
나는 그런 걸 해본 적이 없어서 신기하게 들었어.
근데 재밌는 얘기가 하나 나왔어. 배달을 자주 시킨다는 손님이 그러더라. 국물 요리만큼은 와서 먹는대.
배달 오는 동안 식고, 면은 불고, 국물은 미지근해진대. 그래서 국수나 국밥은 꼭 가게에 와서 먹는대. 뜨거운 건 가서 먹어야 맛이래.
객잔 국수 얘기를 전에 적었어. 늦게 온 손님한테 내는 거. 그 손님들이 그릇부터 두 손으로 감싼다고. 그건 배달로는 안 돼. 그릇이 뜨거워야 감쌀 수 있거든.
생각해보니 객잔은 원래 와서 먹는 데야. 길 가던 사람이 들어와서 앉고, 먹고, 쉬고, 가.
음식만 파는 게 아니라 자리를 파는 거지. 앉을 자리, 쉴 자리, 남 얘기 들을 자리. 다들 혼자 먹고 혼자 논다는 얘기를 전에 적었는데, 객잔은 원래 합석이 기본이었다고. 배달로는 그 자리가 안 와.
무협 객잔엔 당연히 배달이 없어. 근데 비슷한 게 하나 있어. 점소이가 위층 방으로 음식을 나르는 거.
다친 고수, 숨어 있는 손님, 방에서 안 나오는 사람. 그 사람들한테 점소이가 쟁반을 들고 올라가. 그게 무협 객잔의 배달이야. 근데 그것도 같은 지붕 아래에서지.
배달이 나쁘다는 건 아니야. 지친 날엔 문 밖에 나가기도 힘들잖아. 그럴 땐 시켜 먹는 게 맞아.
다만 가끔은 와서 먹는 날도 있으면 좋겠어. 뜨거운 그릇, 남의 목소리, 주인이 건네는 한마디. 그건 문 앞까지 안 오거든.
시켜 먹다 지치면 객잔 와. 국물은 그릇째 뜨겁게 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