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없이 혼자 들어온 아이가 있었지. 문 앞에서 값을 한참 보더라고.
들어와서 제일 싼 걸 하나 시키더라고. 그러고 오래 앉아 있더라. 나는 그동안 뭘 해야 할지 몰랐어.
혼자 본 거면 못 믿겠어서 물어봤지.
옆 가게 사장도 그렇대. 물 길어다 주는 사람도 봤대. 뉴스에도 애들이 갈 데가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하고.
나는 왜 그런지는 몰라. 집에 아무도 없어서인지 그냥 밖이 편해서인지. 본 것만 적을게.
말을 걸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가 제일 어렵더라고.
말을 걸면 왜 혼자 왔냐고 묻는 게 되잖아. 그건 캐묻는 거지. 안 걸면 그것대로 내버려두는 것 같잖아.
근황 얘기를 전에 적었어. 뭘 하고 지내냐고 물으면 답이 나온다고. 그런데 애한테는 그것도 안 맞더라고. 어른한테 하는 방식을 그대로 쓸 수가 없었어.
이럴 때 나는 대개 무협에서 뭘 꺼내 오지. 무림에선 이랬다는 식으로.
이건 못 하겠더라. 무협에 애가 거의 안 나오거든. 나온다고 해도 대개 기연을 만나서 갑자기 커버려. 아무도 애를 애로 두고 그린 적이 없어.
강호엔 왜 보통 사람이 안 보이냐는 얘기를 전에 적었어. 무림은 인구가 백 명쯤인 세계라고. 그 백 명에 애는 안 들어가 있어.
답을 못 찾아서 두 가지만 했지.
아무것도 안 물었지. 왜 혼자 왔는지, 집이 어딘지. 안 물었어.
나가라고 안 했어. 오래 앉아 있어도 그냥 뒀고. 객잔에서 오래 앉는 게 문제가 된 적은 없으니까.
그게 맞는지는 모르겠어. 더 해야 했는지 덜 해야 했는지 지금도 몰라.
한 가지는 다행이더라고. 객잔 간판에 값을 적어둔 거.
간판 얘기를 며칠 전에 적었잖아. 값을 적고 나서 서성이는 사람이 줄었다고. 그 애가 문 앞에서 한참 본 게 그거였어. 물어보지 않고도 들어올 수 있게 해둔 게 그날은 값을 했어.
혼자 와도 돼. 값은 밖에 적혀 있고, 오래 앉아도 되고. 지금 내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그 정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