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객잔에서 바깥 얘기가 시끄럽게 오갔어. 어디서 무슨 일이 있었다는 얘기였지.
그런데 한 손님이 자리를 옮기더라고. 시끄러운 쪽에서 조용한 쪽으로. 왜 옮겼냐고 물었더니 그런 얘기는 안 듣는다고 하더라.
단골 아저씨도 그러더라. 요즘은 그런 사람이 꽤 있다고. 바깥 소식을 아예 안 본다고 말이야.
객잔에서 오래 있으면 이게 좀 낯설어. 강호에서는 소식이 곧 값이거든.
어디 길이 막혔는지, 어느 문파가 움직였는지, 누가 어디로 갔는지. 이걸 모르면 길에서 죽을 수도 있는 판이야. 그래서 여기 사람들은 소식에 값을 치러. 술을 사주면서 듣지.
개방 같은 데가 힘을 갖는 것도 그래서야. 무공이 아니라 아는 것으로 자리를 잡은 거니까.
그 손님한테 좀 더 물어봤어. 왜 안 듣냐고.
그랬더니 들어봐야 자기가 할 수 있는 게 없어서라고 하더라. 듣고 나면 마음만 무거운데 바뀌는 건 없다고.
나는 그 말이 좀 오래 남았어. 강호에서 소식이 값을 하는 건 그걸 알면 뭘 할 수 있어서거든. 길이 막혔다는 걸 알면 다른 길로 가면 되잖아. 그런데 알아도 아무것도 못 하는 소식이라면 그건 값이 아니라 짐이지.
장사하면서 소식을 안 들을 수는 없어. 그건 내 밥벌이니까.
대신 나는 이렇게 나눠. 내가 뭘 할 수 있는 소식이면 챙겨 듣고, 아무것도 못 할 소식이면 그냥 흘려. 길 얘기랑 값 얘기는 챙기고, 먼 데서 벌어진 무서운 얘기는 안 붙잡아.
이게 무심한 건가 싶기도 한데, 다 붙잡고 있으면 정작 앞에 있는 손님을 못 보겠더라고.
그 자리를 옮긴 손님한테 나는 뭐라고 안 했어.
여기 오는 사람들 중에는 바깥이 너무 시끄러워서 오는 사람도 있거든. 조용히 앉아서 밥 먹고 가려고 오는 거지. 그런 사람한테까지 바깥 얘기를 밀어 넣을 필요는 없잖아.
그래서 요즘은 자리를 좀 나눠놨어. 떠드는 쪽이랑 조용한 쪽. 별거 아닌데 손님들이 알아서 갈라 앉더라고.
그래도 이 말은 해야겠어. 아예 다 끊으면 길이 막힌 걸 모르고 나서게 돼.
강호에서 그게 제일 위험해. 아무것도 안 듣고 나섰다가 낭패 보는 인물, 무협에 자주 나오잖아.
그러니까 다 듣지는 않더라도 자기 길에 걸리는 것 하나쯤은 알고 있는 게 나아. 나는 그 정도가 딱 맞다고 봐.
안 듣기로 정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야. 다만 뭘 안 들을지는 자기가 고르는 게 낫지.
바깥 말고 안쪽 얘기로 하나 골라줄까. 어떤 결이 편한지만 말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