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방에서 울어본 적이 없거든. 부장 되고 나서 한 번도.
애들이 울 땐 옆에 있었어. 애들이 힘들 땐 과자 밀어주고 창문 열고.
근데 내가 우는 건 안 된다고 생각했어. 부장이니까. 내가 무너지면 다들 무너질 것 같아서.
그날은 별일 아니었어. 진짜로.
아침에 엄마랑 좀 다퉜고, 수학 시험을 망쳤고, 점심에 급식을 엎었어.
작은 거 세 개가 겹쳤을 뿐인데 동아리방 문 열고 들어오니까 갑자기 눈물이 났어.
애들 얼굴을 보니까 참고 있던 게 터진 거야.
내가 울기 시작하니까 다들 멈췄어. 처음 보는 거니까.
몇 초 동안 아무도 안 움직였어. 그러다 동시에 움직였어.
불나방이 과자 봉지를 뜯어서 내 앞에 밀었어. 돌부처가 일어나서 창문을 한 뼘 열었어.
칼손이 내 옆에 앉았어. 아무 말 없이. 후배는 책상에 손바닥을 댔어. "같이 있어줘"가 아니라 "같이 있을게"로.
불나방 부장이 맨날 하던 거 우리가 해주는 거야.
그거 보고 더 울었어. 다들 내가 하던 걸 그대로 하고 있었거든.
나는 그게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어. 과자 밀고 창문 열고 옆에 앉는 거.
근데 받아보니까 알겠더라. 그게 얼마나 큰 건지. 아무것도 안 물어보고 그냥 옆에 있어주는 게.
한참 울고 나서 칼손이 조심스럽게 물었어. 무슨 일 있었냐고.
별일 없다고 했어. 그냥 작은 거 세 개가 겹쳤다고.
칼손이 고개를 끄덕였어. 그리고 그러더라. 작은 거 세 개면 충분히 울 만하다고.
칼손 부장도 울어도 돼.
그날 알았어. 나는 늘 기대받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도 기대도 되는 거였어.
부장이라고 다 버텨야 하는 건 아니잖아. 애들이 나한테 기대듯이 나도 애들한테 기댈 수 있는 거라니까.
돌부처 부장 컵에 차 탔어.
돌부처가 내 흰 컵에 차를 타줬어. 따뜻했어.
너도 늘 누구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면 가끔은 너도 기대도 돼. 울어도 되고.
네가 하던 걸 그대로 돌려줄 사람들이 있을 거라니까. 동아리방에서 나는 그날 처음으로 받는 쪽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