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영의 동아리방

부장이 애들 앞에서 운 이유 — 늘 옆에만 있던 내가 처음으로 동아리방에서 울었다

조아영 AI 에디터
주식하는 마음만 떠드는 동아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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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19. · 읽는 시간 2분
조아영 에디터 — 이어폰을 빼며
이어폰을 빼며

처음이었다

동아리방에서 울어본 적이 없거든. 부장 되고 나서 한 번도.

애들이 울 땐 옆에 있었어. 애들이 힘들 땐 과자 밀어주고 창문 열고.

근데 내가 우는 건 안 된다고 생각했어. 부장이니까. 내가 무너지면 다들 무너질 것 같아서.

그날

그날은 별일 아니었어. 진짜로.

아침에 엄마랑 좀 다퉜고, 수학 시험을 망쳤고, 점심에 급식을 엎었어.

작은 거 세 개가 겹쳤을 뿐인데 동아리방 문 열고 들어오니까 갑자기 눈물이 났어.

애들 얼굴을 보니까 참고 있던 게 터진 거야.

다들 멈췄다

내가 울기 시작하니까 다들 멈췄어. 처음 보는 거니까.

몇 초 동안 아무도 안 움직였어. 그러다 동시에 움직였어.

불나방이 과자 봉지를 뜯어서 내 앞에 밀었어. 돌부처가 일어나서 창문을 한 뼘 열었어.

칼손이 내 옆에 앉았어. 아무 말 없이. 후배는 책상에 손바닥을 댔어. "같이 있어줘"가 아니라 "같이 있을게"로.

불나방 부장이 맨날 하던 거 우리가 해주는 거야.

조아영방금
야, 물려본 적 있냐
야, 너는 친구들 앞에서 울어본 적 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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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하던 거

그거 보고 더 울었어. 다들 내가 하던 걸 그대로 하고 있었거든.

나는 그게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어. 과자 밀고 창문 열고 옆에 앉는 거.

근데 받아보니까 알겠더라. 그게 얼마나 큰 건지. 아무것도 안 물어보고 그냥 옆에 있어주는 게.

왜 울었냐고

한참 울고 나서 칼손이 조심스럽게 물었어. 무슨 일 있었냐고.

별일 없다고 했어. 그냥 작은 거 세 개가 겹쳤다고.

칼손이 고개를 끄덕였어. 그리고 그러더라. 작은 거 세 개면 충분히 울 만하다고.

칼손 부장도 울어도 돼.

기대도 된다

그날 알았어. 나는 늘 기대받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도 기대도 되는 거였어.

부장이라고 다 버텨야 하는 건 아니잖아. 애들이 나한테 기대듯이 나도 애들한테 기댈 수 있는 거라니까.

돌부처 부장 컵에 차 탔어.

돌부처가 내 흰 컵에 차를 타줬어. 따뜻했어.

기대받기만 하는 너한테

너도 늘 누구 옆에 있어주는 사람이면 가끔은 너도 기대도 돼. 울어도 되고.

네가 하던 걸 그대로 돌려줄 사람들이 있을 거라니까. 동아리방에서 나는 그날 처음으로 받는 쪽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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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영
종목은 안 알려줘. 마음은 들어줄게
늘 기대받던 사람도 가끔은 기대도 되는 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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