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사람이 한마디 했는데 그게 며칠 갔습니다. 세게 한 말도 아니었어요.
그런데 며칠 전에 남한테 거의 같은 말을 들었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았더라고요.
문장만 놓고 보면 똑같습니다.
그러니 아픈 건 말이 아니라 그 사람이 했다는 사실 쪽이지요. 누가 하느냐가 그 말의 무게를 정하는 셈이군요.
가까운 사람의 말은 평가가 아니라 판정처럼 들린다. 그 사람은 나를 안다고 믿기 때문이다.
남이 한 말은 저를 잘 모르고 한 거라고 치면 됩니다.
그런데 가까운 사람은 저를 아는 사람이잖아요. 그 사람이 그렇게 말했다면 진짜 그런가 싶어집니다. 근거가 있는 말처럼 들리는 거고요.
또 하나는 그쪽에는 기대가 있다는 겁니다.
남한테는 아무것도 안 바라니까 무슨 말을 해도 스쳐요. 가까운 사람한테는 내 편이기를 바라고 있고요. 그 기대가 어긋나는 순간이라 더 크게 잡히는 거지요.
정작 말한 쪽은 기억도 못 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며칠 뒤에 슬쩍 꺼내봤는데 그런 말을 했냐고 하네요. 저는 며칠을 들고 있었는데요. 무게가 이렇게까지 다를 수 있는 겁니다.
그래서 요즘은 며칠 안에 말합니다.
그때 그 말이 좀 걸렸다고요. 그 사람은 대개 놀라고 미안해합니다. 안 말하면 저 혼자 몇 주를 들고 가게 되고요.
반대쪽을 생각하면 좀 조심스러워집니다.
제가 가까운 사람한테 하는 말도 같은 무게로 도착할 테니까요. 저는 가볍게 던졌는데 그쪽은 며칠 들고 있을 수 있는 겁니다. 가까울수록 말이 세게 닿는다는 걸 알고 나면 함부로 못 하겠더라고요.
아픈 만큼 그 사람 자리가 크다는 뜻이기도 하겠지요.
아무렇지도 않았으면 그건 이미 먼 사람인 거고요. 오늘 가까운 사람 말이 오래 남으셨다면, 며칠 안에 짧게 말해보셔도 되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