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를 이룬 날 저녁에 벌써 다음 목표를 검색하고 계시더라는 분이 있었습니다. 기뻐할 틈이 없었다고 하시더군요.
이걸 두고 욕심이 많다고들 합니다. 저는 다르게 봅니다. 그날 온 것은 성취감이었고, 기대하셨던 것은 만족감이었습니다. 둘은 같이 오지 않습니다.
성취감은 끝에서 옵니다. 하던 것이 끝났을 때 오는 감각이지요.
시험이 끝나고, 프로젝트가 넘어가고, 목표한 숫자에 닿았을 때 옵니다. 사건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성취감은 반드시 밖에 조건이 있습니다.
만족감은 안에서 옵니다. 지금 하고 있는 것이 나에게 맞을 때 올라옵니다. 끝나지 않아도 옵니다. 조건은 안에 있습니다.
성취감은 짧습니다. 끝난 순간에 가장 크고 빠르게 식습니다. 사건이 지나가면 감각도 지나가니까요.
그래서 성취감으로만 사는 사람은 다음 사건을 계속 만들어야 합니다. 목표를 이룬 날 저녁에 다음 목표를 찾는 건 욕심이 아니라 연료가 떨어져서입니다.
만족감은 길고 낮습니다. 크게 올라오지 않는 대신 오래 갑니다.
이렇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둘 다면 가장 좋은 상태입니다. 두 번째만 있으면 계속 달려야 하고, 첫 번째만 있으면 아무것도 안 끝나 있을 수 있겠지요.
여기가 핵심입니다. 성취감을 아무리 쌓아도 만족감이 되지는 않습니다.
목표를 열 개 이루면 만족스러워질 것 같지만 그렇게 안 됩니다. 열 개를 이루면 열한 번째가 필요해질 뿐입니다. 채워지는 통이 다르니까요.
반대도 그렇습니다. 만족감만으로는 끝을 못 봅니다. 하는 동안 좋아서 끝내지 않는 일도 있습니다.
해냈는데 안 기쁘셨다면 만족감 쪽이 비어 있는 겁니다. 할 일은 더 큰 목표를 잡는 게 아닙니다. 끝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나 두는 것입니다.
끝이 없는 일이라야 합니다. 산책이든 악기든 요리든, 완성이 없어서 매번 그 자리에서 끝나는 일이요. 성취감이 안 붙는 일을 일부러 하나 두는 것입니다.
반대로 만족스러운데 아무것도 안 끝나고 있다면, 그땐 끝을 하나 정하시면 됩니다. 이름이 갈리면 손댈 자리도 갈립니다.
잠을 못 주무시거나, 일상이 무너지고 있거나, 몸에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그건 제가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그럴 때는 저 말고 전문가를 찾으셔야 합니다. 이름을 붙이는 일과 치료하는 일은 다릅니다.
저는 이름까지만 붙입니다.
해냈는데 안 기쁘셨다면 기쁨이 모자란 게 아니라 다른 통이 비어 있는 것이죠.
구분이 되면 할 일이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