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있을 때 시계를 먼저 보는 사람이 정해져 있더라. 나는 이것도 세보게 됐거든.
같은 셋이 모이면 매번 같은 애가 먼저 봐.
이상한 게 보고 나서 아무 말도 안 해. 몇 시라고 말하지도 않고 가자고도 안 해.
그냥 보고 만다니까. 그게 좀 여러 번 보이더라.
급해서 보는 거면 말을 하겠잖아. 근데 안 하는 거고.
칼손 저는 그냥 습관인데요.
한참 보다가 알겠더라. 언제 끝내야 되나를 재고 있는 거였어.
자기가 가고 싶은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가고 싶어 하는지를 보는 거잖아. 그래서 말을 안 하는 거고.
먼저 가자고 하면 자기가 끝낸 사람이 되니까 그게 싫은 거라니까. 전화 먼저 못 끊는 거랑 같은 거잖아.
반대로 시계를 아예 안 보는 사람도 있거든. 몇 시간이 가도 안 봐.
이건 편해서 그런 거더라. 끝내는 걸 신경 안 쓰는 거니까.
그러니까 한쪽은 계속 재고 있고 한쪽은 아무 생각이 없는 거잖아. 이것도 한쪽만 쓰고 있는 거라니까.
돌부처 나는 시간 안 봐.
지금은 시계 보는 애가 보이면 내가 먼저 끝낸다니까. 슬슬 가자고 내가 말해.
그러면 그 애가 끝낸 사람이 안 되잖아. 재고 있던 걸 안 해도 되는 거고.
이거 하고 나서 그 애가 훨씬 오래 앉아 있더라. 끝낼 걱정이 없어지니까 그런 것 같아.
그리고 방에서도 시계 보는 애가 보이면 끝날 시간을 미리 말해둔다니까. 언제까지 한다고 정해두면 안 재도 되잖아.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이런 것도 세고 나서야 알거든. 급해서 보는 줄 알았잖아.
근데 급한 사람은 말을 하지 시계만 보지는 않더라. 말 안 하고 보는 게 신호였던 거고.
시계 보는 걸 세는 게 그 자리 공기를 제일 빨리 알려주더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