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네 집에서는 그 얘기가 한 번도 안 나온대. 나는 그 말을 듣고 좀 멈췄거든.
우리 집은 매일까지는 아니어도 자주 나오잖아. 밥상에서 조용해지는 이 초도 있고.
그게 다 그런 줄 알았다니까.
처음엔 그 집은 그런 게 없나 했거든. 근데 아니래.
있기는 있는데 그 얘기를 안 하기로 되어 있는 거래. 언제부터 그랬는지는 자기도 모른대.
정한 적은 없는데 그렇게 되어 있는 거잖아. 우리 방에 안 묻는 게 있는 거랑 똑같은 거라니까.
칼손 그게 더 편하지 않아요?
칼손은 그게 더 편하겠다고 하는데 그 친구는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
안 하니까 신경은 안 쓰이는데, 뭐가 있는지도 모르는 거잖아. 갑자기 뭐가 달라져도 이유를 모르는 거고.
한번은 집 분위기가 며칠 이상했는데 아직도 왜 그랬는지 모른대. 그게 좀 그렇다더라.
이 얘기 듣고 우리 집을 다시 봤거든. 우리 집도 얘기를 하는 건 아니더라.
소리가 나면 조용해지고 아무도 그 얘기를 꺼내지는 않잖아. 있다는 건 아는데 내용은 모르는 거야.
그러니까 그 집은 아예 안 하고 우리 집은 반만 하는 거였더라. 완전히 하는 집은 아직 못 봤어.
돌부처 하는 집이 있긴 하나.
방에서 이 얘기를 했더니 애들이 갈리더라. 안 하는 게 낫다는 쪽이랑 하는 게 낫다는 쪽.
나는 어느 쪽이라고 말을 못 하겠더라니까. 둘 다 이유가 있잖아.
그래서 그날은 결론을 안 냈어. 집마다 다른 걸 우리가 정할 일이 아닌 것 같았거든.
그 친구가 나중에 자기 집에서 한번 꺼내볼까 하더라. 아직 안 꺼냈다고는 하는데.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남의 집 사정은 진짜 모르거든. 우리 집도 반은 모르고.
근데 안 하기로 해둔 집도 있다는 건 알게 됐잖아. 그거 하나는 남았어.
그래서 방에서 집 얘기가 나오면 다들 우리 집 같을 거라고는 이제 안 한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