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내가 어디에 제일 오래 있나 세봤거든. 당연히 내 방일 줄 알았어.
근데 아니더라. 식탁 끝자리였다니까.
세보니까 방에는 거의 자러만 들어가더라. 뭘 하는 건 다 식탁에서 해.
숙제도 식탁, 폰 보는 것도 식탁. 방에 책상이 있는데도 그렇다니까.
나는 이게 좀 이상해서 왜 그런지 생각해봤어.
칼손 저도 방에서는 잠만 자요.
알겠더라. 식탁에 있으면 집 소리가 들리거든. 방에 들어가면 조용해지고.
조용하면 집중이 될 것 같은데 나는 반대더라. 소리가 하나 깔려 있어야 뭘 하겠더라니까.
동아리방에서 스피커를 안 끄는 거랑 같은 거였어. 나는 그런 쪽이었던 거고.
그리고 식탁에 있으면 엄마랑 말을 한 번이라도 더 하게 되잖아. 방에 있으면 하루 종일 한 마디도 안 할 때가 있고.
그러니까 어디 앉냐가 하루에 몇 마디 하냐를 정하는 거라니까. 나는 그게 좀 크게 느껴졌어.
내 방이 내 자리가 아닐 수도 있는 거였잖아.
돌부처 오래 있는 데가 자기 자린데.
이거 알고 나서 방 애들을 다시 봤거든. 자기 자리가 있는데 자꾸 다른 데 가 있는 애가 있더라.
그 애도 나랑 같은 거였어. 정해진 자리보다 편한 자리가 따로 있는 거잖아.
그래서 자리를 억지로 정해주는 걸 안 한다니까. 오래 앉는 데가 그 애 자리인 거고.
그래서 방 책상은 그냥 비워두기로 했다니까. 안 쓰는 걸 억지로 쓰려고 하면 그것도 일이잖아.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잘 모르거든. 세봐야 아는 거고.
근데 세보니까 나는 조용한 데를 안 좋아하는 애였더라. 내 방을 안 쓰고 있었잖아.
자기 자리는 정하는 게 아니라 세보면 나오는 거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