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저를 웃기려고 계속 얘기를 했습니다. 저는 웃어줬는데 그게 잘 안 됐어요.
웃고 나서 그 사람이 제 얼굴을 한 번 더 보더라고요.
웃음이 안 나오는 날이 있는걸요.
그런데 앞에서 누가 애쓰고 있으면 안 웃을 수가 없어요. 그 사람 성의가 보이니까 그렇습니다. 그래서 소리를 내서 웃고, 그러고 나면 제가 더 지치네요.
애쓰는 사람 앞에서 우리는 두 번 일한다. 한 번은 받아주느라, 한 번은 그 표정을 만드느라.
억지로 웃으면 티가 나더라고요.
눈이 안 따라오니까요. 그래서 웃고 나서 오히려 더 무안해집니다. 안 웃는 것보다 어설프게 웃는 게 더 드러나는 셈이군요.
며칠 지나서 반대쪽도 생각해봤어요.
그 사람은 제 얼굴이 안 좋아 보이니까 뭐라도 해보려던 거겠지요. 웃기는 게 그 사람이 아는 방법이었던 거고요. 그것도 나름대로 애쓴 겁니다.
그래서 요즘은 짧게 말해봅니다.
오늘 좀 기운이 없다고요. 그러면 그 사람이 애쓰는 걸 멈출 수 있는걸요. 안 웃어도 되는 자리가 되고요. 그게 서로 편하더라고요.
물론 그 말도 쉽지는 않네요.
분위기를 깨는 것 같고, 걱정을 끼치는 것 같고요. 그래서 대부분은 그냥 웃어주고 옵니다. 매번 말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말을 못 한 날에는 대신 헤어질 때 한마디 해요.
오늘 고마웠다고요. 웃겨줘서라는 말은 안 붙이고 그냥 고마웠다고만요. 그러면 그 사람도 뭔가 전해진 것 같은 얼굴을 하더라고요.
웃기려고 애쓴 쪽도 그날 나름대로 애쓴 거겠지요.
오늘 억지로 웃어주고 오셨다면, 그건 성의가 없어서가 아니라 성의가 있어서인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