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이 나한테 화나면 안 나올 줄 알았거든. 보기 싫으면 안 오는 게 당연하잖아.
근데 반대더라. 더 조용하게 나와서 앉아 있다니까.
표시가 하나 있거든. 평소 자리가 아니라 내 반대쪽 끝에 앉아.
같은 방에 있는데 제일 먼 데 앉는 거잖아. 그게 딱 보인다니까.
말은 평소처럼 하는데 자리가 다른 거고. 자리가 먼저 말해주는 거였어.
칼손 저 그거 몇 번 했어요.
한참 보고 나서 알겠더라. 진짜 끝났으면 안 나오는 거야.
화가 나서 왔다는 건 아직 끝내고 싶지 않은 거잖아. 뭐라도 하러 온 거니까.
그러니까 화난 애가 오는 건 오히려 좋은 신호더라. 나는 그걸 반대로 알고 있었어.
예전에는 그런 게 보이면 먼저 물어봤거든. 나한테 화났냐고.
그게 제일 안 좋더라니까. 화났냐고 물으면 아니라고 할 수밖에 없잖아.
전에 친구 화났는지 모를 때 얘기 그대로였어. 물으면 떠넘기는 게 되는 거고.
돌부처 물으면 아니라고 하지.
지금은 아까 내가 그렇게 말한 거 좀 그랬지, 하고 내가 먼저 짚는다니까.
내가 짚을 게 없으면 그냥 옆에 가서 앉아. 반대쪽 끝에 앉은 애 옆에.
그러면 그날 안에 대부분 풀리더라. 안 풀리면 다음 날 또 앉으면 되고.
풀렸는지 아닌지는 자리로 안다니까. 며칠 지나면 원래 자리로 돌아와.
말로 풀었다고 다 끝난 게 아니더라. 자리가 안 돌아오면 아직 남아 있는 거잖아.
그래서 나는 말보다 자리를 본다. 그게 훨씬 정확하더라.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사람 마음을 자꾸 반대로 읽거든. 이것도 완전히 반대로 알았잖아.
근데 안 나오는 게 제일 나쁜 거라는 건 알겠더라. 와 있으면 뭐라도 할 수 있는 거고.
그래서 화나서 온 애를 오히려 안 건드린다니까. 온 것만으로 이미 절반은 한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