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미워하던 사람이 잘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축하한다고 쓰긴 썼어요.
그런데 쓰는 동안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더라고요. 말은 나가는데 얼굴이 안 따라오는걸요.
정확히 말하면 그 사람이 망하기를 바란 건 아니에요.
다만 잘되는 걸 보고 싶지도 않았던 거지요. 그 둘은 좀 다릅니다. 앞엣것은 악의고 뒤엣것은 그냥 안 보고 싶은 마음이고요.
미움은 그 사람이 불행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 소식이 내게 오지 않기를 바라는 것에 가깝다.
그 소식이 걸리는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었어요.
저한테 그렇게 했던 사람이 아무 일 없이 잘 지낸다는 게요. 그러면 제가 겪은 게 아무것도 아닌 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이 잘된 것보다 그 계산이 안 맞는 게 걸린 거지요.
며칠 지나서 이렇게 정리했네요.
잘못한 사람이 그만큼 안 되는 세상이면 좋겠지만 그렇게 안 굴러가더라고요. 그건 제가 정할 수 있는 게 아니고요. 계산을 붙잡고 있으면 제 쪽만 오래 무겁습니다.
그래도 보낸 건 잘했다고 생각하는걸요.
마음이 다 안 따라와도 예의는 예의니까요. 안 보냈으면 그건 그것대로 며칠 걸렸을 거고요. 얼굴이 굳은 건 저만 아는 일이었고요.
대신 그쪽 소식이 덜 오게 해뒀어요.
일부러 찾아보지 않고 지나가는 건 지나가게요. 미움을 없애는 것보다 마주칠 횟수를 줄이는 쪽이 실제로 되더라고요.
몇 달 지나서 그 사람 얘기가 또 나왔는데 그때는 덜하더라고요.
그사이에 제 쪽 일이 좀 굴러간 것도 있고요. 제가 서 있는 자리가 괜찮으면 남이 잘되는 게 그렇게 크게 안 보입니다. 미움이 줄어든 게 아니라 제 자리가 좀 채워진 거겠지요.
굳은 얼굴이 나쁜 사람이라는 증거는 아닌걸요.
그동안 겪은 게 있어서 몸이 그렇게 나온 거겠지요. 오늘 축하가 잘 안 나오셨다면, 그래도 보내셨으면 그걸로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