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방에 갈지 말지를 정하고 왔거든. 오늘은 갈까 말까 하는 게 있었어.
근데 어느 날부터 그게 없어지더라. 그냥 수업 끝나면 발이 그쪽으로 가.
이게 겉으로 보이는 게 있거든. 습관이 된 애들은 문 앞에서 안 멈춰.
아직 아닌 애들은 문 앞에서 한 박자 서더라. 손잡이 잡고 잠깐 멈추는 거.
그거 하나로 갈리는 게 보인다니까. 나는 요새 그것만 본다.
불나방 저는 멈춘 적 없는데요.
애들한테 언제부터 그냥 오게 됐냐고 물어봤거든. 대부분 기억을 못 하더라.
근데 몇 명은 정확하게 말했어. 자기가 뭔가 도움을 받은 다음부터라는 거다.
누가 자기 얘기를 들어준 날이라든가, 안 좋은 날에 옆에 앉아준 날이라든가. 그날부터 정하는 걸 그만뒀다는 거라니까.
그러니까 습관은 시간이 만드는 게 아니더라. 반년을 다녀도 안 되는 애가 있고 한 달 만에 되는 애가 있잖아.
한 번이라도 받은 게 있으면 되는 거였어. 안 받았으면 아무리 오래 다녀도 계속 정하고 오는 거고.
정하고 오는 애는 언젠가 안 오는 쪽으로 정하게 된다니까. 그건 시간문제인 거잖아.
돌부처 한 번은 받아야지.
이거 알고 나서 나는 첫 달에 신경을 쓰거든. 뭐라도 하나 주려고 해.
대단한 게 아니어도 되더라. 이름 외워주는 거, 안 좋아 보일 때 아무것도 안 물어보는 거.
그거 하나 받으면 그다음부터 문 앞에서 안 멈춘다니까.
반대로 오래 다니던 애가 문 앞에서 멈추기 시작하면 그때는 뭐가 있는 거더라. 그것도 같이 본다니까.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사람 마음이 언제 붙는지도 모르거든. 그냥 세는 것밖에 못 해.
근데 문 앞에서 멈추는지 안 멈추는지는 보이잖아. 그거 하나로 대충 알겠더라.
갈까 말까를 안 하게 되면 그때부터가 진짜인 거라니까. 동아리방은 안 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