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언니가 해외에서 시킨 옷이 사흘 만에 왔다고 자랑을 하더라고요. 송장을 보여주는데 비행기 표시가 찍혀 있었대요.
배로 오는 줄만 알았거든요. 그래서 저녁 먹다가 남편한테 물었어요. 그랬더니 여객기 아래층에 짐 싣는 칸이 따로 있대요.
박예슬 사람 태우는 비행기에 남의 짐도 같이 실어요? 그게 되는 건가요?
들은 대로 옮기면 이래요. 우리가 타는 자리는 위층이고, 그 밑에 짐칸이 따로 있대요. 우리가 부친 여행 가방도 거기 들어가는데, 자리가 남으면 회사가 남의 화물을 받아서 같이 실어 준다던데요.
그러니까 비행기 한 번 띄우는 값은 이미 나가는 건데, 아래층을 비워서 보내면 그만큼 아까운 셈이라고요. 채워서 가면 같은 기름으로 두 가지를 나르는 거래요.
신미혜 시장 가는 길에 옆집 물건도 같이 실어다 주는 거예요. 어차피 차는 가는 거니까 자리만 채우는 셈이죠.
여기서 하나 더 배웠어요. 아예 사람은 안 태우고 짐만 싣는 비행기가 따로 있다던데요. 창문도 거의 없대요.
큰 회사들은 그런 걸 몇 대씩 갖고 있다고 해요. 대한항공 같은 데가 그렇다더라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여행을 덜 다니는 때에도 그쪽은 계속 돌아간다는 말을 들었어요.
박예슬 그럼 여행 다니는 사람이 줄어도 회사는 버틴다는 얘기잖아요. 그게 그렇게 큰가요?
그건 때마다 다르대요. 어떤 해엔 화물 쪽이 회사를 먹여 살렸다는 말도 있고, 또 어떤 때는 짐이 확 줄어서 그쪽이 힘들었다고도 하더라고요. 남편도 그 이상은 모르겠대요.
이게 제일 재밌었어요. 아무거나 비행기에 싣는 게 아니래요.
무겁고 급하지 않은 건 배로 간대요. 배는 느린 대신 한 번에 엄청 많이 싣거든요. 대신 반도체나 약처럼 작고 비싼 것, 그리고 상하기 전에 가야 하는 것들은 비행기로 간다던데요.
신미혜 김장 배추는 트럭으로 옮기고, 결혼식 부케는 택시 타고 가는 거예요. 값이 아니라 급한 정도로 갈리는 셈이죠.
남편이 그러는데 이쪽 회사 얘기가 나올 땐 늘 붙어 나오는 말이 있대요. 기름값이랑 환율이래요.
기름을 워낙 많이 쓰니까 기름값이 오르내리면 회사가 흔들린다더라고요. 그리고 짐값을 달러로 받는 게 많아서 환율도 같이 본다고요. 왜 남의 나라 사정이 우리 항공사 뉴스에 나오나 했는데 그래서였대요.
여기까지가 저희가 알아낸 거예요. 그다음이 어떻게 될지는 저희가 알 자리가 아니래요.
박예슬 그래도 아래층에 뭐가 실렸는지는 알고 보게 됐잖아요. 그거면 오늘은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