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 어른들이 모인 자리에서 우리 또래 얘기가 나왔거든. 내가 앉아 있는데 나왔어.
요새 애들은 개미도 빠르다고 하시더라. 웃으면서 하신 말이야.
나쁜 뜻은 하나도 없었거든. 오히려 좀 대단하다는 쪽이었어.
근데 나는 앉아 있기가 좀 그랬다니까. 왜 그런지 그 자리에서는 몰랐고.
그 말이 나올 때 어른들이 나를 한 번씩 보고 나서 말을 이어가시더라. 그게 좀 이상했어.
불나방 칭찬 아니에요?
집에 와서 생각하니까 알겠더라. 요새 애들이라고 한 덩어리로 부르신 거잖아.
우리 방만 해도 다 다른데. 매일 오는 애랑 계좌도 없는 애가 같이 있고, 시끄러운 애랑 말 없는 애가 같이 있잖아.
그걸 한 단어로 부르면 그 안이 다 없어지는 거라니까. 좋은 뜻이어도 그건 그래.
근데 그 생각 하다가 좀 찔렸거든. 우리도 어른들을 그렇게 부르잖아.
어른들은 다 그렇다고. 나도 방에서 그런 말 여러 번 했다니까.
그 자리에 어른이 앉아 있었으면 나처럼 좀 그러셨을 거잖아. 똑같은 걸 하고 있었던 거야.
돌부처 서로 그러는 거지.
그 자리에서 나는 아무 말도 안 했거든. 반박할 만한 것도 아니었고.
대신 방에 와서 이 얘기를 했어. 우리도 어른들 한 덩어리로 부르지 말자고.
애들이 그날은 좀 웃고 넘겼는데 그다음부터 좀 줄더라. 그거면 됐다니까.
그리고 그 자리에 있던 사촌 동생도 나랑 같은 표정이었더라. 나중에 물어보니까 자기도 그랬대.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어른들이 무슨 뜻으로 하신 말인지도 정확히는 몰라. 좋은 뜻이었던 건 맞고.
근데 우리를 한 단어로 부르면 그게 누구를 말하는 건지 모르겠더라. 나는 아니었거든.
그래서 나도 그 말을 안 쓰려고 한다니까. 요새 애들도 안 쓰고 어른들도 안 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