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랑 다르게 잘해주는 친구가 있으면 좀 이상하거든. 고마운데 마음이 안 편해.
이게 왜 그러는지 나는 한참 몰랐다니까. 좋은 일인데 왜 불편하냐.
먼저 드는 생각이 뭔가 있나 하는 거잖아. 나한테 부탁할 게 있나, 아니면 미안한 게 있나.
그러니까 고맙다는 마음보다 계산이 먼저 오는 거다. 그게 좀 못된 것 같아서 또 미안해지고.
한 번은 그 애가 그날따라 내 눈을 안 보고 말하더라. 그거 보고 더 이상해졌다니까.
칼손 저는 그러면 바로 물어봐요.
방에서 이 얘기를 꺼냈더니 다들 그렇다고 하더라. 나만 이상한 게 아니었어.
애들이 하는 말이, 평소에 안 하던 걸 하면 이유를 찾게 된다는 거야. 사람이 원래 그렇게 생겼다는 거다.
패턴이 바뀌면 놀라는 거라니까. 좋은 쪽으로 바뀌어도 놀라는 건 똑같은 거잖아.
몇 번 물어본 적 있거든. 너 왜 그러냐고.
대부분 별거 없더라. 그냥 기분이 좋았다든가 저번에 내가 뭘 해준 게 생각났다든가.
한 번은 자기가 좀 힘들어서 누구한테라도 잘해주고 싶었다고 하더라. 그건 좀 오래 남았어.
돌부처 이유 물으면 김새지.
지금은 안 묻거든. 고맙다고 하고 그냥 받아.
이유를 물으면 그 애가 이유를 만들어야 되잖아. 없는데 만들어내야 되는 거다.
그리고 받아두면 나중에 내가 갚을 수 있고. 안 받으면 갚을 것도 없어지는 거라니까.
그리고 나도 가끔 이유 없이 잘해준다니까. 그러면 그 애도 왜 그러냐고 묻더라. 그때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면 되는 거잖아.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사람 속도 잘 모르거든. 계산부터 하는 버릇도 아직 있고.
근데 그거 하나는 정했다니까. 잘해주는 걸 의심하지는 않기로.
의심하기 시작하면 나한테 잘해주는 애가 하나씩 줄어들잖아. 그건 내가 손해인 거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