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이 있는 자리에서 제가 모르는 이름이 두 번 나왔네요. 둘은 알고 저만 모르는 얘기였어요.
나쁜 일이 생긴 것도 아닌데 그날 자리가 좀 좁게 느껴지더라고요.
그게 뭐냐고 물으면 될 것 같은데 잘 안 나오는걸요.
물어보면 제가 서운해하는 걸 들키는 것 같아서요. 그래서 아는 척하고 웃으면서 넘어가게 되네요. 그러고 집에 와서 혼자 생각하게 되네요.
소외감은 배제당했을 때보다, 아무도 나를 배제할 생각이 없었을 때 더 조용히 온다.
누가 저를 빼놓은 게 아니에요.
그냥 그 둘이 자주 볼 일이 생겼고 그러다 얘깃거리가 쌓인 거군요. 자연스러운 일이지요. 그래서 화를 낼 데도 없고 따질 것도 없습니다. 그게 오히려 더 애매한 부분이고요.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건 계산에 가깝더라고요.
저는 이제 두 번째인가, 그 사람한테 나는 예전만큼은 아닌가 하고요. 근거는 이름 두 개뿐인데 결론은 꽤 크게 납니다. 그날 저녁은 대개 그 결론을 붙잡고 지나가고요.
며칠 지나서 제 쪽도 보게 됐어요.
저도 요즘 자주 보는 사람이 따로 있고, 그 친구가 모르는 얘기가 저한테도 있는걸요. 서로 그러고 있는 거지요. 저만 남겨진 게 아니라 각자 반경이 생긴 겁니다.
그래서 요즘은 서운해하는 대신 자리를 하나 잡게 되네요.
둘이서 따로 보자고 먼저 말하는 정도로요. 셋이 만나면 계속 그 얘기가 나올 테니까요. 둘이 보면 우리 얘기가 다시 쌓이겠지요.
한 번은 그 친구한테 슬쩍 말해봤어요.
요새 둘이 자주 보나 보다고요. 서운하다는 말은 안 붙였습니다. 그랬더니 그 친구가 그다음부터 저한테도 그 얘기를 해주더라고요. 빼놓은 게 아니라 말할 자리가 없었던 것뿐이었네요.
그쪽에 자리가 하나 생겼다고 제 자리가 없어진 건 아니겠지요.
사람은 자리를 여러 개 두고 살고요. 오늘 모르는 이름이 오가는 자리에 앉아 계셨다면, 그건 밀려난 게 아니라 그 사람 반경이 넓어진 것뿐인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