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서 도는 얘기 중에 나만 모르는 게 있거든. 나중에 한참 지나서 알게 돼.
숨기는 건 아니야. 다들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고 있었더라.
처음엔 내가 들어가면 얘기가 끊기는 줄 알았거든. 근데 아니야.
끊기는 게 아니라 다른 얘기로 자연스럽게 바뀌더라. 그게 더 무섭다니까.
끊기면 티라도 나는데 바뀌면 나는 아무것도 모르잖아. 나는 이걸 반년 만에 알았어.
칼손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닌데요.
물어봤더니 나쁜 뜻은 하나도 없더라. 그냥 부장한테 할 얘기가 아니라고 생각한 거야.
부장이 알면 뭔가 처리를 해야 될 것 같으니까 안 하는 거라니까. 그냥 투덜대고 싶은 건데 일이 커지잖아.
그러니까 나를 빼는 게 아니라 일을 안 만들려고 그러는 거였어.
솔직히 처음엔 서운했거든. 내가 제일 오래 있었는데 나만 모르는 게 있잖아.
근데 며칠 지나니까 그게 당연한 것 같더라. 나도 어른들한테 다 말하지는 않으니까.
내가 애들한테 그 어른 자리인 거라니까. 그건 내가 고를 수 있는 게 아니잖아.
돌부처 다 알면 그것도 이상하지.
지금은 다 알려고 안 하거든. 대신 그 얘기가 어디로 가는지만 본다.
말 없는 애한테 가는 게 보이더라. 그 애가 다 듣고 있으니까 그러면 된 거잖아.
정말 큰 게 있으면 그 애가 나한테 한 문장으로 말해준다니까. 그거면 충분하더라.
그래서 나는 요새 방에 좀 늦게 들어간다니까. 애들끼리 있는 시간을 일부러 만들어주는 거잖아.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원래 아는 게 없거든. 이제 모르는 게 하나 더 늘었을 뿐이야.
근데 얘기가 방 안에서 돌기만 하면 되는 거더라. 나한테 안 와도 어디로든 가고 있으면 되잖아.
아무 데도 안 가는 얘기가 생길 때가 진짜 문제인 거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