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동안 내가 방에서 뭘 제일 많이 말하는지 세봤거든. 그냥 궁금해서 해본 거야.
세보니까 한 문장이 서른 번 넘게 나오더라. 나는 그게 좀 놀라웠다니까.
그 문장이 뭐냐면 밥 먹었냐였어. 하루에 대여섯 번씩 하고 있었더라.
애들이 들어오면 밥 먹었냐, 좀 이상해 보이면 밥 먹었냐. 뭘 물어야 될지 모를 때도 그거였다니까.
나는 이걸 좋은 말인 줄만 알았거든.
칼손 누나는 그것만 물어봐요.
왜 그 말만 하고 있나 생각해봤거든. 알겠더라.
그게 제일 안 틀리는 말이잖아. 뭘 물어도 잘못 물을 수가 있는데 밥 먹었냐는 안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 말은 챙기는 말이면서 동시에 내가 숨는 말이었던 거라니까. 겁이 나서 그 말만 하고 있었던 거야.
이거 알고 나서 애들도 세봤거든. 다들 제일 많이 하는 말이 하나씩 있더라.
늘 괜찮다고 하는 애, 늘 모르겠다고 하는 애, 늘 미안하다고 하는 애. 그게 다 자기가 제일 겁내는 데서 나온 거잖아.
미안하다를 많이 하는 애는 어색한 게 무서운 애고, 모르겠다를 많이 하는 애는 틀리는 게 무서운 애고.
돌부처 나는 어, 가 제일 많겠지.
지금은 밥 먹었냐 말고 하나를 더 늘렸거든. 오늘 뭐 했냐로.
이게 훨씬 어렵더라. 대답이 안 끝나니까 내가 더 들어야 되잖아.
근데 그 말로 나오는 얘기가 밥 먹었냐로 나오는 거랑 완전히 다르다니까. 두 개를 섞어 쓰고 있어.
그리고 애들한테도 세보라고 했거든. 다들 자기 말을 듣고 좀 놀라더라.
자기가 뭘 제일 많이 하는지는 아무도 모르고 있었잖아.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말도 몇 개밖에 못 쓰거든. 그래서 같은 말이 자꾸 나오는 거고.
근데 그 몇 개가 나를 다 말해주고 있더라. 세보기 전에는 몰랐잖아.
한 주만 세보면 알게 되는 거라니까. 그거 해볼 만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