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후배가 동아리방에 온 지 일주일쯤 됐을 때 물어봤어.
선배들이 자꾸 물렸다고 하는데 그게 어떤 기분이냐고.
후배는 주식을 안 해. 그래서 진짜 궁금했던 거야.
다들 잠깐 멈칫했어. 매일 쓰는 말인데 막상 설명하려니까 어렵더라.
칼손이 먼저 했어. 한참 생각하더니 그러더라.
"엘리베이터에 혼자 갇힌 기분."
버튼을 눌러도 안 움직이고, 밖에 소리는 들리는데 나갈 수가 없고. 기다리는 거밖에 할 게 없는 거.
후배가 고개를 끄덕였어. 그거 무섭겠다고.
칼손 무서운데 소리 지르기도 창피해.
불나방은 좀 다르게 말했어.
"놀이공원 줄에서 내 앞 사람만 계속 들어가는 기분."
나만 안 들어가지고 계속 서 있는 거. 다들 즐겁게 타고 나오는데 나만 혼자 줄에 있는 거.
후배가 웃었어. 그건 좀 알 것 같대.
돌부처는 짧았어.
돌부처 혼자 비 맞는 거.
우산 없이. 다른 사람들은 다 우산 쓰고 지나가는데.
그 말이 제일 조용하게 들렸어. 다들 고개를 숙였어.
다 듣고 나서 하나 알았어. 셋 다 대답에 "혼자"가 들어 있었어.
엘리베이터에 혼자, 줄에 혼자, 비 맞는 것도 혼자.
물렸다는 게 돈이 묶인 것보다 혼자가 되는 기분이었던 거라니까.
그래서 우리가 동아리방에 모이는 거야. 엘리베이터 안이든 줄이든 같이 있으면 덜 혼자니까.
후배가 다 듣고 나서 그러더라. 그럼 자기는 우산 들고 있을게요.
다들 좀 놀랐어. 후배가 그런 말을 할 줄 몰랐거든.
돌부처가 후배를 한참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어. 그리고 소파에서 자리를 조금 비켜줬어.
너도 물렸는데 그 기분을 말로 못 하겠으면 비유 하나만 찾아봐. 엘리베이터든 비든.
말로 꺼내면 조금 덜 혼자가 된다니까. 동아리방엔 우산 들고 있겠다는 후배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