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에서 이웃 아주머니가 폰을 보시는데 내가 그걸 봤거든. 계좌 화면 같았어.
그러다 눈이 마주쳤다니까. 그분이 나를 보고 계셨어.
그러고 둘 다 동시에 폰을 내렸어. 나도 보고 있었으니까.
나는 그분 화면을 보고 있었고 그분은 내가 보는 걸 보고 계셨던 거잖아. 서로 보고 있었던 거고.
나는 그게 좀 창피했다니까. 남 화면 안 본다고 방에서는 그렇게 지키는데.
칼손 엘리베이터에서는 어쩔 수 없죠.
그동안 나는 내가 보는 쪽이라고만 생각했거든. 어른들 보고 애들 보고 세고 다녔잖아.
그런데 보는 걸 보는 사람이 있는 거였어. 나도 누군가한테는 목격 대상인 거고.
버스에서 내가 적는 걸 누가 보고 계셨던 것도 그렇고. 한쪽만 보는 게 아닌 거라니까.
그 몇 층 동안 아무 말도 안 했어. 그분도 안 하시고.
인사만 하고 내렸다니까. 그게 서로 편한 거고.
봤다는 걸 말로 하면 그때부터 일이 되잖아. 안 보려고 고개 돌린 것도 말 안 했던 거랑 같은 거고.
돌부처 말 안 하면 없던 일이지.
그 뒤로 엘리베이터에서는 폰을 안 본다니까. 아예 안 꺼내.
보는 것도 안 하고 보이는 것도 안 하는 거잖아. 그게 제일 간단하더라.
방에서 남 화면 안 보는 걸 밖에서도 하는 거고. 밖이 더 어려운 거지만.
그리고 그 뒤로 그분이랑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면 서로 인사만 한다니까. 그게 편한 거고.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내가 보는 것만 세고 있었거든. 세는 쪽이라고만 생각했고.
근데 세는 걸 보고 있는 사람도 있더라. 그건 한 번도 생각 안 해봤잖아.
그래서 요새는 내가 뭘 보고 있는지도 한 번씩 본다니까. 그것도 세야 되는 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