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에서 누가 뭘 잘하는지 다들 알거든. 근데 아무도 그걸 말한 적이 없어.
자기소개 같은 걸 해본 적도 없다니까. 그런데도 다들 아는 거잖아.
이게 겉으로 보이는 게 있더라. 뭐가 필요하면 이름을 안 부르고 그냥 그 애 쪽을 봐.
뭐가 안 되면 다들 한 명 쪽을 보고, 뭘 정해야 되면 또 다른 애 쪽을 본다니까.
말을 안 해도 방향이 정해져 있는 거잖아. 나는 이게 좀 신기했어.
불나방 저는 아무도 안 보던데요.
어떻게 알게 됐나 거슬러 올라가 봤거든. 다 시작이 있더라.
한 번 시켜봤는데 잘한 거야. 그게 두 번 되니까 그 애 몫이 된 거고.
말한 적이 없는 게 아니라 몇 번 시켜본 거였더라. 그게 말보다 정확했던 거잖아.
한번은 새로 온 애를 소개하면서 쟤가 뭘 잘한다고 말해준 적이 있거든. 그게 별로였어.
애들이 안 믿더라니까. 그리고 그 애도 부담스러워했고.
말로 붙인 건 안 붙는 거였어. 몇 번 해봐야 붙더라.
돌부처 해보면 알지.
지금은 새로 온 애한테 그냥 하나씩 시켜보거든. 못하면 다른 걸 시키고.
그러다 뭐 하나가 걸리면 그때부터 애들이 알아서 그 애 쪽을 보더라. 내가 아무 말도 안 해도 그렇게 돼.
한 달이면 대충 자리가 잡힌다니까.
근데 이게 반대로도 되거든. 잘하는 게 알려지면 못하는 것도 같이 알려지잖아.
그러면 그 애가 그 일만 하게 되는 거라니까. 다른 걸 해볼 기회가 없어지는 거야.
그래서 가끔 자리를 바꿔본다. 원래 그 애 몫인 걸 다른 애한테 시켜보는 거.
칼손 저 그거 하고 싶었는데 말을 못 했어요.
칼손이 저 말을 했을 때 나는 좀 미안했거든. 안 시켜본 거였잖아.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누가 뭘 잘하는지 미리는 못 알아보거든. 얼굴만 봐서는 하나도 모르겠어.
근데 시켜보는 건 할 수 있잖아. 그거 몇 번이면 알아지더라.
그리고 시켜본 게 아무것도 안 걸리는 애는 없더라니까. 하나씩은 다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