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방에서 가끔 다 같이 밈을 봐. 개미 짤.
불나방이 제일 많이 가져와. 단톡방에 하나씩 올리고 다 같이 폰 보면서 웃는 거야.
그 시간이 꽤 좋거든. 다들 진짜로 웃으니까.
불나방 이거 봐. 완전 우리야.
그날도 다 같이 웃고 있었어. 근데 어떤 짤에서 칼손이 갑자기 조용해지더라.
다들 웃는데 칼손만 화면을 보고 있었어. 그러더니 저장 버튼을 누르고 폰을 내려놨어.
아무 말도 안 했어. 웃지도 않고.
나만 봤어. 다들 아직 웃고 있었거든.
나중에 그 짤이 뭐였는지 봤어. 개미 한 마리가 밤에 혼자 화면 보는 그림.
다른 짤들은 다 웃긴 거였는데 그건 좀 달랐어. 웃긴 척하는데 사실 슬픈 그림.
칼손한테 그 짤 왜 저장했냐고 물어봤어. 칼손이 그러더라. 자기 같아서.
매일 밤 그러고 있대. 다들 웃는데 자기는 웃음이 안 나왔대.
생각해보면 밈이 웃긴 건 그게 우리 얘기라서잖아.
남 얘기면 안 웃겨. 내 얘기니까 "아 맞아" 하면서 웃는 거거든.
근데 너무 내 얘기면 안 웃겨지는 거야. 너무 정확하면 아프니까. 칼손한테 그 짤이 그랬던 거라니까.
같은 짤을 보고 누구는 웃고 누구는 찔리는 거고.
돌부처 나도 그 짤 저장했어.
돌부처도 그 짤을 저장했대. 아무한테도 말 안 했는데.
칼손이 그 말 듣고 돌부처를 한참 쳐다봤어. 둘 다 밤에 혼자 화면 보는 개미였던 거야.
그다음부터 둘이 밤에 가끔 메시지를 주고받는대. "아직 안 자냐." "응." 그게 다래.
근데 그게 좋대. 짤 속 개미는 혼자인데 자기들은 둘이니까.
너도 웃긴 짤 보다가 갑자기 찔렸으면 그건 네 얘기라서 그런 거야. 이상한 거 아니거든.
그 짤 저장해둔 애가 너 말고도 있을 거라니까. 동아리방에서도 둘이나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