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걸으면 한 명은 속도를 맞추고 있거든. 걸음이 원래 같은 사람은 거의 없잖아.
그러니까 누군가는 늦추거나 빨리 걷고 있는 거라니까.
이게 겉으로 보이는 게 있더라. 맞춰주는 쪽이 반 걸음쯤 뒤에서 걸어.
앞서 가는 사람은 자기 속도로 가는 거고 뒤에 있는 사람이 계속 조절하는 거잖아. 그거 보면 바로 알겠다니까.
나는 요새 애들이 같이 걸어가는 뒷모습만 봐도 좀 보이더라.
칼손 저는 늘 뒤에 있는 것 같은데요.
맞춰주는 게 손해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더라. 맞춰주는 쪽이 그 사이를 더 신경 쓰는 거잖아.
신경 쓴다는 건 그만큼 그 사람이 중요하다는 거니까 나쁜 게 아니라니까.
문제는 그게 늘 한쪽만일 때야.
몇 달 지켜보면 알겠더라. 늘 한쪽만 맞추는 사이는 오래 못 가.
맞추는 쪽이 어느 날 지치거든. 그러면 그냥 안 만나게 되는 거잖아.
싸워서 끊기는 게 아니라 지쳐서 끊기는 거라니까. 이게 더 조용하게 없어져.
돌부처 번갈아 하면 되지.
나는 요새 일부러 반 걸음 뒤로 가보거든. 늘 앞서 걷는 편이었어.
한번 뒤에 가보니까 그게 은근히 신경 쓰이더라. 상대 속도를 계속 봐야 되잖아.
그동안 나랑 걷던 애들이 이걸 하고 있었던 거라니까. 나는 그걸 몰랐던 거야.
그리고 셋이 걸으면 또 다르더라. 한 명이 꼭 반 걸음 뒤로 밀리잖아. 그건 또 다른 얘기고.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이런 것도 하나씩 배우는 중이거든. 뒷모습 보는 버릇이 생겼어.
방에서도 늘 맞춰주는 애가 누군지 세고 있다니까. 그 애가 제일 먼저 지치더라.
가끔은 그 애 속도에 우리가 맞춰주면 되는 거잖아. 그거면 꽤 오래 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