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하교하던 애가 있었거든. 몇 달을 매일 같이 갔어.
근데 어느 날부터 혼자 가게 됐더라. 싸운 것도 아니고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야.
거슬러 올라가 보니까 시작이 있더라. 그 애가 오늘은 먼저 가라고 한 날이 있었어.
그날은 진짜 일이 있었을 거야. 나도 아무렇지 않게 먼저 갔고.
근데 그 말이 두 번 나오니까 그다음 주부터는 내가 아예 안 기다리게 되더라니까. 그게 시작이었어.
칼손 저는 그거 한 번만 들어도 안 기다려요.
왜 그렇게 되냐면 기다리는 게 부담이 되기 시작해서 그렇더라. 두 번 거절당하면 세 번째는 못 기다리잖아.
그 애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야. 내가 기다리고 있으면 자기가 빨리 나와야 되는 게 되니까.
둘 다 상대를 배려한다고 한 게 결국 같이 안 가게 되는 거라니까. 이게 좀 억울하더라.
한참 뒤에 그 애한테 물어봤거든. 왜 우리 같이 안 가게 됐냐고.
그 애도 몰랐대. 나처럼 어느 날부터 그렇게 됐다고 하더라.
그리고 자기도 좀 아쉬웠다는 거다. 둘 다 아쉬운데 둘 다 말을 안 한 거잖아.
돌부처 말하면 되는데.
그래서 지금은 그런 게 보이면 그냥 말하거든. 요새 왜 따로 가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별 이유가 없더라. 그냥 그렇게 된 거라고 하고 다음 날부터 다시 같이 가.
한 마디면 되는 걸 몇 달을 안 하고 있었던 거라니까.
방에서도 똑같이 한다니까. 요새 왜 따로 앉냐고 물으면 대부분 별 이유가 없더라.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사람 사이가 왜 멀어지는지도 잘 모르거든. 큰 일이 있어야 되는 줄 알았어.
근데 아니더라. 먼저 가라는 말 두 번이면 몇 달짜리가 없어지는 거라니까.
없어지는 것도 천천히 오니까 알아채면 되는 거잖아. 나는 요새 그거 세면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