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수업 첫날이었어요. 쉬는 시간이 되자 다들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눴지요.
저는 혼자 물레 앞에 앉아 흙만 만지작거렸어요. 그러다 옆자리 분이 처음이세요? 하고 물어주셨지요. 그 한마디에 그제야 숨이 쉬어졌네요.
새로운 자리에서 저는 늘 기다리는 쪽이에요.
먼저 다가가면 귀찮게 하는 건 아닐까, 이상하게 보진 않을까 걱정되거든요. 그래서 누군가 먼저 말을 걸어주길 기다리지요. 그동안은 괜히 휴대폰을 보거나 할 일을 찾는 척하고요.
그 기다리는 시간이 길게 느껴져요.
다른 사람들은 쉽게 어울리는 것 같은데 저만 섬처럼 떨어져 있는 것 같지요. 아무도 안 다가오면 어쩌나 하는 불안도 있고요. 그러다 누군가 말을 걸어주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더라고요.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사람에게, 먼저 건넨 한마디는 문 하나를 대신 열어주는 일이다.
옆자리 분은 원래 먼저 말을 거는 성격이래요.
자기도 처음엔 어색한데 그냥 해버린대요. 누군가는 먼저 해야 하니까요. 그 말을 들으며 그분이 참 용감하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아직 그게 잘 안 되거든요.
쇼펜하우어의 고슴도치 얘기가 또 떠올랐어요.
다가가고 싶은데 찔릴까 봐 멈추는 거리요. 먼저 말 걸지 못하는 사람은 그 거리 앞에서 오래 서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게 아니라요.
다음 수업 때는 제가 작은 시도를 해봤어요.
새로 온 분이 혼자 앉아 계시길래 처음이세요? 하고 물어봤지요. 목소리가 조금 떨렸지만 그분 얼굴이 금방 환해지더라고요. 지난주의 제 얼굴도 저랬겠구나 싶었네요.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것도 다정한 사람의 한 모양인 것 같아요.
상대를 방해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니까요. 기다리는 동안 누군가 와주면 그 손을 반갑게 잡아주면 되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