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마다 불나방이 하는 일이 있거든. 급식표를 펴놓고 동그라미를 쳐.
좋아하는 메뉴에만. 그리고 동그라미 옆에 별을 그려. 한 개에서 세 개까지.
돈가스는 별 세 개, 떡볶이는 별 두 개, 카레는 별 한 개. 그런 식이야.
불나방 이번 주 별 세 개가 목요일에 있다니까.
별 세 개가 있는 날이면 불나방이 그 주 내내 그 얘기를 해.
월요일엔 "사흘 남았다", 화요일엔 "이틀 남았다". 아무도 안 물어봤는데.
처음엔 좀 유치하다고 생각했어. 근데 몇 주 보니까 그게 불나방을 버티게 하는 거더라.
안 좋은 날에도 "근데 목요일에 돈가스"라고 하면서 웃어. 그 웃음이 진짜야.
생각해보면 우리 방 애들이 기다리는 건 다 큰 거잖아. 계좌가 괜찮아지는 거, 마음이 편해지는 거.
근데 그런 건 언제 올지 몰라. 기다리다 지치는 거야.
급식은 달라. 목요일에 돈가스가 나온다는 건 확실하거든. 기다리면 반드시 와.
그러니까 확실한 기다림이 하나 있으면 불확실한 기다림도 좀 버틸 수 있는 거라니까.
칼손 나도 급식표 하나 줘.
그 뒤로 칼손도 급식표에 동그라미를 쳐. 칼손은 별 대신 하트를 그린대.
돌부처는 동그라미 안 쳐. 근데 불나방이 별 세 개 날을 말해주면 고개를 끄덕여. 돌부처도 돈가스 좋아하거든.
이제 우리 방엔 급식표가 세 장 붙어 있어. 벽에.
근데 가끔 별 세 개 날에 메뉴가 바뀔 때가 있어. 돈가스가 생선가스로.
그날 불나방이 진짜 시무룩했어. 일주일 기다렸는데.
근데 그다음 날 바로 다음 주 급식표를 받아서 또 동그라미를 치더라. 다음 별 세 개를 찾아서.
돌부처 다음 주에 또 있어.
실망해도 다음 동그라미를 찾는 거. 그게 불나방이 버티는 방법이라니까.
너도 요새 기다릴 게 없어서 하루가 길면 작은 거 하나 정해봐. 급식이든 드라마든 주말 간식이든.
확실하게 오는 거 하나면 돼. 동아리방 벽 급식표엔 이번 주 별 세 개가 금요일에 있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