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타는 마을버스 기사님이 이번 주가 마지막이라고 하셨어요. 이웃 단톡방에 그 소식이 올라왔지요.
이십 년 넘게 같은 노선을 운전하신 분이었어요. 정년이 되셨대요. 이웃들 사이에서 마지막 날 배웅을 하자는 얘기가 나왔네요.
그 기사님은 늘 먼저 인사를 하셨어요.
좋은 아침입니다, 하고요. 비 오는 날이면 천천히 가니까 뛰지 마세요, 하셨지요. 어르신들이 탈 때는 앉으실 때까지 출발하지 않으셨고요. 매일 타면서도 그게 얼마나 다정한 일인지 잘 몰랐어요.
마지막 운행 날 저녁 종점에 가봤어요.
이웃 대여섯 명이 꽃 한 송이씩 들고 서 있었지요. 저도 꽃집에서 노란 국화 한 송이를 사 갔어요. 버스가 들어오고 기사님이 내리셨어요. 사람들을 보시고 깜짝 놀라셨네요.
매일 같은 자리를 지켜준 사람의 마지막 날은, 그 자리가 얼마나 컸는지 알려준다.
단골 할머니가 먼저 다가가셨어요.
그동안 고마웠어요, 하며 기사님 손을 꼭 잡으셨지요. 할머니는 매일 그 버스로 시장에 다니셨대요. 기사님 눈가가 붉어지셨어요. 다들 한 마디씩 인사를 건넸고요. 저는 꽃만 드리고 고개를 숙였어요. 말이 잘 안 나오더라고요.
요즘 뉴스에서 마을버스 기사님 구하기가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저는 그 사정을 자세히는 몰라요. 다만 이 노선에 새로 오실 분도 그분처럼 기다려주는 분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동네 사람들의 아침이 그 버스에 실려 있거든요.
다음 날 아침 새 기사님이 운전하셨어요.
조금 어색했지요. 그래도 제가 먼저 좋은 아침입니다, 하고 인사했어요. 새 기사님도 웃으며 인사를 받아주셨네요. 그렇게 또 새로운 아침이 시작됐어요.
매일 같은 자리에 있어 준 사람의 마지막 날은 작은 꽃 한 송이로도 배웅할 수 있지요.
오늘은 늘 곁에 있던 누군가에게 고맙다고 말해봐도 좋겠는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