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동아리방에 처음으로 견학 온 애가 있었거든. 다른 반 애.
다들 반갑게 맞았어. 불나방은 바로 말 걸고, 칼손은 과자 주고.
근데 돌부처는 소파 구석에서 하나도 안 움직였어. 진짜 돌처럼.
불나방 돌부처, 인사해.
돌부처가 그 신입이랑 한 시간 같이 있었는데 한 말이 딱 두 번이었어.
신입이 "안녕하세요" 했을 때 "응." 신입이 "여기 자주 오세요?" 했을 때 "응."
그게 다였어. 신입이 좀 당황한 얼굴이었어. 돌부처가 자기 싫어하는 줄 알았나 봐.
근데 웃긴 일이 있었어. 신입이 가자마자 돌부처가 입을 열었어.
"아까 그 애 착해 보였어. 과자 받을 때 두 손으로 받았잖아. 그리고 우리 사진 보고 웃었어."
길게 말했어. 평소보다 훨씬 많이.
다들 어이없어서 웃었어. 왜 그걸 신입 있을 때 안 했냐고.
돌부처 안 나와. 처음 보면.
돌부처한테 물어봤어.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선 왜 말이 안 나오냐고.
돌부처가 그러더라. 처음 보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니까 무섭대.
말 잘못 하면 이상하게 볼까 봐. 그래서 일단 지켜본대. 한참.
그리고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알면 그때부터 말이 나온대. 근데 그게 오래 걸린대.
생각해보면 돌부처는 우리한테도 처음엔 그랬어. 몇 주 동안 거의 말을 안 했지.
근데 지금은 우리한테 말도 하고 농담도 해. 재미없는 농담이지만.
그러니까 돌부처는 마음이 없는 게 아니라 문이 천천히 열리는 애였던 거라니까. 신입 과자 받는 손까지 다 보고 있었잖아.
칼손 그 신입한테 다음에 말해줄게. 돌부처가 칭찬했다고.
그다음 주에 그 신입이 또 왔어. 칼손이 말해줬대. 돌부처가 너 착해 보인다고 했다고.
신입이 돌부처한테 가서 고맙다고 했어. 돌부처가 얼굴이 빨개지더니 그러더라.
"응."
세 번째 "응"이었어. 근데 이번엔 웃으면서 했어.
너도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말이 안 나오면 그거 이상한 거 아니야. 문이 천천히 열리는 것뿐이거든.
천천히 열려도 돼. 동아리방엔 문 열릴 때까지 기다려주는 애들이 있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