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에도 결제 문자가 왔어요. 몇 달째 한 번도 안 연 운동 앱 구독이었지요.
이번엔 해지하자고 마음먹고 앱을 열었어요. 해지 버튼까지 눌렀는데 문구가 떴네요. 정말 떠나시겠어요? 보고 싶을 거예요. 괜히 미안해져서 뒤로 가기를 눌렀어요.
처음 구독할 땐 의욕이 넘쳤어요.
매일 아침 운동하겠다고 다짐했지요. 처음 일주일은 정말 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하루 빠지고, 이틀 빠지고, 그 뒤로는 앱을 열지 않게 됐네요. 그래도 해지는 못 했어요. 언젠가 다시 할 것 같아서요.
해지하는 게 이상하게 어려워요.
돈이 아까운 건 알지요. 그런데 해지 버튼을 누르면 그 다짐을 공식적으로 포기하는 것 같았어요. 운동하는 나, 부지런한 나를 놓아버리는 것 같아서요. 그래서 매달 조금씩 돈을 내며 그 다짐을 붙들고 있었던 거군요.
해지하지 못하는 구독은, 아직 놓지 못한 다짐의 이름표다.
정리하다 보니 그런 게 하나가 아니었어요.
몇 번 안 본 영상 구독, 한 달에 한 권도 안 읽는 전자책 구독도 있었지요. 다 시작할 때의 제가 남겨둔 것들이었어요. 그때의 저는 지금보다 의욕이 넘쳤나 봐요.
친구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웃었어요.
자기는 석 달 동안 안 쓰면 무조건 해지한대요. 다시 하고 싶으면 그때 또 가입하면 된다고요. 해지가 포기가 아니라 잠깐 쉬는 거래요. 그 말을 듣고 생각이 조금 바뀌었네요.
그날 밤 전자책 구독 하나만 해지했어요.
해지 완료 문구가 뜨는데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았지요. 오히려 마음 한쪽이 가벼워지더라고요. 운동 앱은 아직 두기로 했어요. 그건 정말 다시 해보고 싶어서요.
해지하지 못하는 건 언젠가 다시 쓸 나를 기다려주고 싶은 마음이겠지요.
그래도 오늘은 하나쯤 정리해도 그 나는 괜찮은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