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는 우리 동아리에서 제일 말이 없는 애거든. 별명도 그래서 붙었어.
다들 들어간다 나간다 시끄러울 때도 걔는 그냥 앉아 있어. 존버가 사람이면 딱 걔라니까.
애들은 걔가 제일 편한 줄 알아. 흔들리는 걸 본 적이 없으니까.
돌부처 난 그냥 둬.
근데 하루는 좀 이상하더라. 걔는 늘 의자 다리에 발을 걸고 앉거든. 습관이야.
그날은 발을 바닥에 그냥 내려놓고 있었어. 별거 아닌데 나는 그게 먼저 보이더라.
그리고 한숨을 쉬었어. 소리 나게. 걔가 그러는 거 처음 봤다니까.
그때 알았어. 버티는 건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니라는 거.
매일 안 흔들리는 척을 하는 거잖아. 그게 제일 힘든 일이더라.
나가는 애는 한 번 괴롭고 끝나. 버티는 애는 매일 조금씩 괴로운 거고.
칼손 그러니까 진작 나오라니까.
불나방 조금만 더 있어 봐.
더 문제는 뭐냐면, 버티는 애한테는 아무도 괜찮냐고 안 물어본다는 거야.
잃었다고 소리치는 애한테는 다 몰려가. 조용한 애는 괜찮은 줄 알고 지나가거든.
돌부처가 한숨을 쉰 것도 아마 그거 때문일 거야. 아무도 안 물어봐서.
그래서 나는 별말 안 하고 걔 옆자리에 앉았어. 과자 봉지 하나 뜯어서 가운데 놓고.
한참 있다가 걔가 발을 다시 의자 다리에 걸더라. 나는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어.
뭘 해결한 건 하나도 없어. 근데 옆에 누가 있는 거랑 없는 거는 다르잖아.
존버라는 말은 웃기게 생겼잖아. 그래서 다들 가볍게 쓰거든.
근데 그 말 뒤에 있는 건 하나도 안 가벼워. 매일 아침 확인할까 말까 고민하고, 안 한 척하고, 괜찮은 척하는 거라니까.
말이 짧으니까 그 안에 든 게 안 보이는 거야. 돌부처 대사가 짧은 것처럼.
너도 지금 버티느라 지쳤으면 지쳤다고 말해도 된다니까. 버티는 거랑 안 지치는 거는 다른 얘기거든.
돈은 몰라도 마음은 같이 봐줄 수 있어. 동아리방은 안 닫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