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집에서 친구 둘이랑 밥을 먹는데 옆자리 아저씨들이 주식 얘기를 하셨거든. 셋 다 들었어.
며칠 뒤에 방에서 그 얘기가 나왔는데 셋이 다 다르게 기억하고 있더라.
한 명은 그분들이 화가 나 있었다고 하고, 한 명은 그냥 웃고 계셨다고 하더라.
나는 목소리가 컸던 것만 기억나고 표정은 기억이 안 났다니까.
셋이 같은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셋이 다 다른 걸 갖고 온 거잖아.
불나방 제가 맞아요. 분명히 화나 계셨어요.
재밌는 게 셋 다 자기가 맞다고 하면서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더라. 확신이 줄어드는 게 들렸어.
말하다 보니까 자기도 헷갈리는 거잖아. 나도 그랬고.
그러다 결국 셋 다 잘 모르겠다는 데서 끝났다니까.
왜 다른지 생각해봤거든. 셋이 그날 상태가 달랐어.
화가 나 있던 애는 화난 걸로 봤고, 그날 기분 좋던 애는 웃는 걸로 본 거잖아.
내가 목소리만 기억하는 건 그날 딴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그런 거고. 각자 자기가 갖고 간 걸 덧씌운 거라니까.
돌부처 셋 다 자기 얘기 한 거네.
그날도 결론을 안 냈거든. 누가 맞는지 정할 방법이 없잖아.
가서 물어볼 수도 없고, 물어본다고 그분들이 기억하시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셋이 다르게 기억한다는 것만 남겨뒀다니까. 그게 그날 알아낸 전부야.
그리고 방에서 옛날 얘기가 나오면 이제 셋한테 다 물어본다니까. 하나만 들으면 그건 반쪽이잖아.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본 것만 믿는 편이거든. 그게 제일 확실하다고 생각했잖아.
근데 셋이 같이 봤는데 셋이 다른 거였어. 그러면 본 것도 못 믿는 거라니까.
그래서 요새는 나 혼자 본 건 더 조심한다. 셋이 봐도 이런데 혼자 본 건 더 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