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하는 중에 상대 눈이 제 뒤쪽 문으로 가더라고요. 두 번이었어요.
그걸 보고 나서 저는 하려던 말을 반으로 줄였어요.
눈이 옮겨가는 걸 보면 그 자리에서 말이 짧아지는걸요.
지루한가 보다 하고 결론으로 건너뛰어요. 그러면 하려던 얘기의 절반은 안 나온 채로 끝나고요. 다시 꺼내기도 어려워지고요.
듣는 사람의 눈은 말보다 빠르게 신호를 보낸다. 다만 그 신호가 늘 정확한 것은 아니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 사람은 뭘 기다리고 있었네요.
누가 오기로 돼 있어서 문을 본 거였고요. 제 얘기랑 아무 상관이 없었던 겁니다. 저는 그걸 제 쪽으로 붙여서 읽었던 셈이지요.
반대로 저도 듣다가 딴 데를 보는걸요.
생각을 정리할 때 눈이 옆으로 가는 편이에요. 집중이 안 돼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 말을 붙잡고 있을 때 그렇습니다. 그러니 눈길이 옮겨간다고 안 듣는 건 아닌 거고요.
그래서 요즘은 접는 대신 짧게 물어보게 되네요.
지금 얘기해도 되냐고요. 아니면 나중에 하겠다고 하고요. 그 한마디면 지루한 건지 사정이 있는 건지가 바로 나옵니다. 짐작으로 접는 것보다 훨씬 빠르더라고요.
물론 진짜로 길어서 그런 날도 있어요.
그럴 때는 줄이는 게 맞고요. 다만 그것도 물어보면 알 수 있는 거지 눈만 보고 정할 일은 아니겠지요.
한 가지 더 해보는 게 있어요.
긴 얘기를 할 때는 마주 앉는 대신 같이 걸으면서 합니다. 나란히 걸으면 눈을 안 보니까 옮겨가는 걸 볼 일도 없고요. 말하는 쪽도 듣는 쪽도 그편이 편하더라고요.
어려운 얘기일수록 마주 보지 않는 게 나을 때가 있습니다.
눈이 옮겨간 게 제 얘기 때문만은 아닌걸요.
그 사람 쪽 사정이 절반은 되고요. 오늘 말하다가 접으셨다면, 다음번엔 한 번만 물어보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