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걸 하나 말했다가 그런 걸 왜 좋아하냐는 말을 들었네요. 웃으면서 한 말이었어요.
그런데 그 뒤로 그 얘기를 잘 안 하게 되더라고요.
지금은 그 얘기를 할 때 앞에 한마디를 붙입니다.
별거 아닌데, 재밌지는 않은데 하면서요. 미리 깎아두면 남이 깎아도 덜 아프니까요. 그런데 그러고 나면 좋아한다는 말이 아니게 되는걸요.
좋아하는 것을 말하는 일은 취향을 알리는 게 아니라, 자기 일부를 내놓는 일이다.
취향을 깎는 말이 왜 그렇게 오래 남나 생각해봤어요.
그게 저를 깎는 걸로 들리는걸요. 물건 얘기가 아니라 그걸 좋아하는 사람 얘기가 되는 겁니다. 말한 쪽은 대개 그럴 뜻이 없었겠고요.
더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말을 안 하게 되면 그걸 혼자 하게 되고, 혼자 하면 재미가 좀 줄어요. 그러다 어느새 안 하게 되기도 하고요. 입을 닫은 게 결국 그 자리까지 줄인 셈이군요.
그래서 요즘은 아무 데서나 말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그 얘기가 되는 사람을 하나 정해두고 거기서는 길게 합니다. 모두한테 설명할 필요는 없고 한 사람이면 충분하더라고요.
그리고 한 가지 바꾼 게 있어요.
그런 말을 들었을 때 따라 웃지 않으려고 합니다. 웃으면 동의가 되니까요. 대신 저는 좋아한다고 한 번만 더 말해둡니다. 그러면 대개 그 자리에서 끝나고요.
이 일을 겪고 나서 제 쪽도 조심하게 됐어요.
남이 좋아한다는 걸 두고 그게 뭐가 좋냐고 안 하려고 합니다. 저는 몰라도 그 사람한테는 자리가 있는 거니까요. 모르겠으면 어디가 좋냐고 물어보면 되고요.
물어보면 설명이 길어지는데 그 설명을 듣는 게 또 재밌더라고요.
좋아하는 걸 말 안 하게 되면 좋아하는 것도 줄어드는걸요.
그러니 말할 데를 하나는 남겨두는 게 맞겠지요. 오늘 좋아하는 걸 말하려다 접으셨다면, 그 얘기가 되는 사람한테는 해보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