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갔는데 늘 지나가던 서가가 없더라. 주식 얘기 나오는 책이 몇 권 있던 데야.
대출 자국이 하나도 없던 그 책들 있잖아. 그 자리가 통째로 비어 있었어.
없어진 줄 알고 좀 놀랐는데 아니었어. 옮겨진 거더라.
친구한테 물어보니까 정리를 했대. 서가를 몇 개 옮겼다는 거잖아.
찾아가 보니까 책은 그대로 다 있더라니까.
불나방 그럼 다행이네요.
근데 옮겨간 자리가 좀 그렇더라. 입구 바로 옆이야.
지나가는 사람이 다 보게 되어 있는 자리잖아. 전에는 서가 맨 끝이었고.
그러니까 빌리면 티가 난다고 안 빌리던 애들이 이제는 더 못 빌리게 된 거라니까.
이게 좀 이상한 건데, 책은 하나도 안 바뀌었잖아. 자리만 바뀐 거고.
근데 그 책이 다른 게 된 것 같더라. 서가 끝에 있을 때는 조용히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아니니까.
방에서 자리 하나 바뀌면 방이 통째로 달라진다고 내가 그랬는데, 책도 그런 거였어.
돌부처 자리가 반은 하지.
그 자리에서 대출 카드를 다시 봤거든. 옮기고 나서 몇 주 지난 건데.
여전히 한 줄도 없더라. 자리를 옮겼다고 빌리는 사람이 생기는 건 아니었던 거잖아.
오히려 더 안 빌릴 것 같더라니까.
이거 보고 우리 방 생각이 났거든. 학교가 방을 옮기라고 하면 어떡하나 싶더라.
같은 애들이 같은 걸 해도 자리가 바뀌면 다른 데가 되는 거잖아. 삼 층이라서 위에라고 부르는 것도 없어지는 거고.
한 번도 생각 안 해봤는데 그날 처음 해봤다니까.
불나방 그런 일도 있어요?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그 책들 내용은 아직도 모르거든. 펼쳐봐도 모르겠고.
근데 자리가 바뀐 건 봤잖아. 그건 눈에 보이는 거니까.
거기 뭐가 있는지 아는 사람이 나 말고 또 있을 텐데, 그 사람들도 오늘 놀랐겠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