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안 싸웠는데 방이 몇 주 조용해질 때가 있거든. 나는 이게 제일 어렵더라.
싸운 거면 풀면 되잖아. 근데 아무 일도 없는 거고.
세보니까 출석은 그대로더라. 다들 오기는 와.
근데 방에 있는 시간만 짧아져. 왔다가 삼십 분쯤 있다가 가는 거잖아.
오는 건 하는데 머무는 걸 안 하는 거라니까. 그게 표시더라.
불나방 그럴 때가 있어요. 그냥.
처음엔 원인을 찾으려고 했거든. 내가 뭘 잘못했나 되짚어보고.
애들한테도 물어봤어. 요새 왜 이러냐고.
그게 제일 안 좋았다니까. 물어보니까 애들이 자기가 뭘 잘못했나 생각하게 되더라. 없던 문제를 만든 거잖아.
몇 번 겪고 나서 알겠더라. 원인이 없는 거였어.
사람이 여럿 모이면 그냥 그런 시기가 오는 거잖아. 날씨 같은 거고.
아무 일도 없는 날이 있어야 다른 날을 견딘다고 내가 그랬는데, 그게 몇 주짜리로 오는 것도 있는 거라니까.
돌부처 그냥 그런 때가 있지.
지금은 그런 게 오면 아무것도 안 한다니까. 뭘 하려고 안 해.
노래도 그대로 두고 하던 것도 그대로 하고. 삼십 분 있다 가도 잘 가라고만 하고.
그러면 두세 주쯤 지나서 알아서 풀리더라. 뭘 해서 풀린 게 아니고.
한번은 애들한테 요새 좀 조용하지, 하고 지나가듯 말해봤거든. 물어본 게 아니라 그냥 말한 거야.
애들이 그러게요, 하고 말더라. 아무도 이유를 안 대더라니까.
다들 알고 있는데 아무도 설명을 못 하는 거잖아. 그러면 진짜 이유가 없는 게 맞는 거고.
칼손 저도 그냥 그랬어요.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뭐가 잘못됐나부터 찾는 버릇이 있거든. 세는 애라서 그런 것 같고.
근데 원인이 없는 것도 있더라. 찾으면 없는 걸 만들게 되는 거고.
그래서 요새는 몇 주짜리인지만 센다니까. 세 주 넘으면 그때는 좀 다르게 보는 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