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아무도 안 온 날이 있었거든. 시험 기간도 아니었는데 그랬어.
그날 나는 한 시간을 혼자 앉아 있었다니까. 문 열어놓고 기다렸어.
혼자 있으니까 안 보이던 게 보이더라. 형광등 하나가 계속 깜빡이고 있었어.
그게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더라니까. 애들 있을 때는 한 번도 못 봤거든.
시끄러우면 안 보이는 게 있는 거잖아. 그날 그거 하나 고쳤어.
칼손 저는 그런 거 원래 잘 보여요.
앉는 자리를 하나씩 옮겨봤거든. 심심해서 그랬어.
근데 자리마다 보이는 게 다르더라. 문 앞자리에서는 복도가 다 보이고 안쪽 자리에서는 창밖만 보여.
문 앞에 앉는 애가 왜 자꾸 밖을 보는지 그때 알았다니까. 안 보려고 해도 보이는 자리였던 거야.
소리도 자리마다 다르더라. 안쪽은 복도 소리가 거의 안 들려.
문 앞은 지나가는 소리가 다 들리고. 그러니까 문 앞에 앉으면 계속 신경이 밖으로 가는 거잖아.
처음 온 애들이 문 앞에 앉는데 그게 제일 안 편한 자리였던 거라니까.
돌부처 그래서 다들 안으로 오지.
그날 이후로 문 앞자리에 뭘 하나 놨거든. 등을 하나 더 켜고 화분을 놨어.
밖이 덜 보이게 각도를 좀 틀어놓은 거야. 별거 아닌데 그다음부터 문 앞에 앉는 애들이 오래 앉아 있더라.
한 시간 혼자 앉아본 게 그걸 알려준 거라니까.
다음 날 애들이 다 왔는데 아무도 등이랑 화분이 생긴 걸 모르더라. 그게 제일 좋았어.
티 나면 그건 신경 쓰이게 하는 거잖아. 모르는 게 맞는 거라니까.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방 안에 있으면 방이 안 보이거든. 사람만 보이잖아.
근데 아무도 없으면 방이 보이더라. 그거 한 시간이면 되는 거였어.
지금은 가끔 일부러 일찍 가서 혼자 앉아 있는다니까. 그게 부장이 하는 일 중에 하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