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잔에 상이 여섯 개 있어. 그중에 가운데 상 하나가 유독 안 차.
창가도 아니고 문 쪽도 아니야. 넓고 밝고 편해. 그런데 마지막까지 비어 있어. 거기 앉은 손님도 오래 안 앉아 있다가 가.
오늘은 알려주는 글이 아니야. 나도 답을 못 찾았어.
몇 가지 해봤는데 다 안 먹혔어. 등을 더 밝게 해봤고, 상을 바꿔봤고, 의자를 새로 놨어. 등불 자리를 옮겨서 다른 자리가 바뀐 건 확인했는데 이 자리는 안 바뀌어.
손님 몇한테 물어봤어. 왜 가운데는 안 앉느냐고.
답이 다 달랐어. 누군가 지나다니는 게 신경 쓰인다고 한 사람이 있고, 등을 기댈 데가 없어서 그렇다고 한 사람도 있고, 그냥 모르겠다고 한 사람이 제일 많았어.
모르겠다는 답이 제일 많았다는 게 나는 좀 걸렸어. 이유를 모르는데 피하는 거니까.
한 가지 짚이는 게 있는데 확인은 못 했어.
요새 혼자 오는 손님이 많아. 단골 말로는 밖에서도 다 그렇대. 뉴스에도 혼자 다니는 사람이 늘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하고.
혼자 앉으면 등 뒤가 열린 자리가 불편한 것 같아. 가운데는 사방이 열려 있잖아. 그런데 이건 내 짐작이야. 관상 얘기를 적을 때 짐작으로 정하지 말자고 했으면서 또 짐작을 하고 있네.
혹시 무협에 답이 있나 싶어서 찾아봤어.
상석 얘기를 전에 적었어. 문에서 먼 안쪽이 윗자리고 문 쪽이 아랫자리라고. 그런데 가운데는 아무 자리도 아니야. 위도 아래도 아니니까 아무 표시가 안 붙어.
그래서 강호에서도 비어 있었을지도 모르지. 그런데 그게 적혀 있는 걸 못 찾았어. 아무도 안 쓴 얘기인 것 같아.
이것저것 해보고 나서 지금은 그냥 둬. 치우지도 않았어.
가끔은 필요하거든. 사람이 많은 날엔 결국 차. 객잔 텃세 얘기를 적을 때 처음 온 손님이 앉을 데를 못 찾고 서 있다고 했는데, 그때 내가 가리키는 자리가 대개 여기야. 아무 자리도 아니라서 아무나 앉을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니까.
가운데 자리 비었으면 앉아봐. 왜 안 앉는지 나도 궁금해. 앉아보고 알면 말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