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을 다 하고도 저는 뒤에 뭘 자꾸 붙여요. 끝난 문장인데 한 문장이 더 나갑니다.
그럴 수도 있고요, 아니면 말고요, 같은 것들이더라고요.
문장을 딱 끊는 게 잘 안 되네요.
끊으면 단호하게 들릴 것 같아서요. 그래서 뒤에 부드러운 걸 하나 달아두는 거고요. 그게 달리면 문장이 흐려지는걸요.
말끝을 흐리는 사람은 말을 못 하는 게 아니라 끝내는 자리가 두려운 것이다.
붙인다고 뜻이 더해지지는 않더라고요.
이미 다 말했는데 같은 걸 한 번 더 도는 셈이지요. 듣는 쪽은 처음 문장에서 이미 알아들었고요.
오히려 뒤에 붙일수록 앞이 약해지는군요.
분명하게 말한 걸 스스로 취소하는 모양이 되고요. 그래서 나중에는 무슨 말을 하려던 건지 저도 헷갈립니다.
한 번은 제 말을 녹음해서 들어봤어요.
세 문장 중에 두 문장은 뒤가 붙어 있더라고요. 듣기 민망해서 중간에 껐고요. 그래도 확인은 됐네요.
생각해보면 미안해서 붙이는 것 같아요.
내 말이 자리를 차지하는 게 미안하니까 뒤에서 조금 물러나는 거지요. 그러면 덜 차지한 것처럼 느껴지고요.
그래서 요즘은 마지막 한 문장만 빼보고 있어요.
빼고 나면 잠깐 허전한데 상대는 아무렇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말이 짧아서 좋다고 한 사람도 있었네요.
말만 그런 게 아니더라고요.
써놓고 보면 마지막 줄에 꼭 뭘 하나 달아뒀고요. 지워도 뜻이 안 변하는 줄이지요. 그런데 지우려고 하면 손이 잠깐 멈추는걸요. 그 한 줄이 있어야 제가 덜 나선 것처럼 보이니까 그러는 모양이네요.
붙이는 말은 내용이 아니라 미안함에 가까운 것뿐인걸요.
그러니 그 버릇이 나쁜 것만은 아니고요. 오늘 한 문장만 덜 붙여보셔도 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