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하자고 하면 늘 안 된다고 하는 애가 있거든. 뭘 말해도 일단 안 된다부터 나와.
나는 이게 좀 답답했다니까. 분위기 깨는 것 같았어.
근데 잘 보니까 그냥 안 된다고만 하는 게 아니더라. 이유를 꼭 하나씩 붙여.
돈이 얼마 든다든가 그날 누가 못 온다든가. 아무도 생각 안 한 걸 짚는다니까.
그러니까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었던 거잖아. 나는 그걸 늦게 알아본 거고.
불나방 쟤 때문에 되는 게 없어요.
한동안 그 애가 안 나온 적이 있거든. 그 몇 주가 좀 이상했어.
뭘 하자고 하면 다 된다고 해. 반대가 하나도 안 나오니까 다 통과되더라.
그러고 나서 두 개가 크게 틀어졌다니까. 아무도 못 멈춘 거잖아.
그때 알았어. 그 애는 못 하게 하는 게 아니라 한 번 멈추게 하는 거였더라.
멈추면 다들 다시 생각하잖아. 그리고 대부분은 다시 생각해도 하게 되고.
그러니까 결과가 달라지는 게 아니라 한 번 더 본 게 되는 거라니까. 그게 하는 일이었어.
돌부처 멈추는 애가 있어야 안 넘어지지.
지금은 순서만 좀 바꿨거든. 그 애한테 제일 먼저 물어봐.
다들 신나서 정하고 나서 반대하면 그건 찬물이잖아. 근데 먼저 물어보면 그건 확인이 되는 거야.
같은 말인데 언제 하냐로 완전히 달라진다니까. 그 뒤로 아무도 답답해 안 해.
그리고 그 애한테 한 번 말해줬거든. 네가 짚어줘서 안 넘어간 게 몇 개 있다고.
그 말 듣고 좀 놀라더라. 늘 눈치만 보고 있었던 거잖아.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뭐가 위험한지도 잘 모르거든. 다 괜찮아 보여.
그래서 안 된다고 해주는 애가 진짜 필요하더라. 나 대신 봐주는 거잖아.
방에 그런 애가 하나 없으면 그 방은 어디까지 가는지 모르는 거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