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것도 아닌 일에 마음이 크게 흔들렸네요. 며칠 지나서 보니 지금 일 때문이 아니었어요.
몇 년 전 일과 자리가 닮아 있었던 겁니다.
그때 제 반응이 그 일에 비해 컸어요.
옆에서 보면 왜 저러나 싶었을 거고요. 저도 하고 나서 좀 놀랐어요. 크기가 안 맞을 때는 대개 다른 게 섞여 있는 겁니다.
지금 일에 과하게 반응할 때, 우리는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겪고 있다.
그 예전 일은 정리했다고 생각했는걸요.
말도 했고 시간도 지났고요. 그런데 비슷한 자리에 서니까 다시 올라오네요. 정리가 덜 된 게 아니라 자국이 남아 있는 거겠지요.
올라오는 조건이 꽤 구체적이에요.
같은 말투, 같은 분위기, 같은 시간대 같은 것들이요. 내용이 아니라 그 자리의 모양이 닮으면 옵니다. 그래서 예상하기가 어려운 거고요.
한 가지는 도움이 됩니다.
이게 지금 일이 아니라는 걸 알아채면 크기가 반쯤 줄어요. 그러면 지금 앞에 있는 사람한테 덜 쏟게 되고요. 없애지는 못해도 방향은 돌릴 수 있는 셈이군요.
가까운 사람한테는 짧게 말해둡니다.
이건 지금 일 때문만은 아니라고요. 그러면 그 사람이 자기 탓으로 안 가져가고요. 설명을 길게 할 필요는 없는걸요.
몇 년 지나면서 올라오는 횟수는 줄었어요.
예전에는 비슷하기만 해도 왔는데 지금은 꽤 닮아야 옵니다. 그러니 아주 그대로인 건 아니고 조금씩 옅어지고 있는 거겠지요.
올라오는 건 아직 안 끝나서가 아니라 자리가 닮아서인걸요.
그걸 알면 지금 앞에 있는 사람한테 덜 미안해집니다. 오늘 별것 아닌 일에 크게 흔들리셨다면, 며칠 뒤에 왜 그랬는지 한 번 짚어보셔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