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에 아파트 게시판에서 모집 종이를 하나 봤거든. 그때는 한 칸만 뜯겨 있었어.
그게 계속 생각나서 다시 가봤다니까. 엘리베이터 기다리면서 그냥 보게 되더라.
가보니까 네 칸이 뜯겨 있더라. 종이 귀퉁이는 좀 말려 올라가 있었고.
한 칸에서 네 칸이 되는 데 몇 주가 걸린 거잖아. 빠른 건 아닌데 늘긴 는 거야.
나는 그걸 보고 좀 이상하게 마음이 놓였다니까.
불나방 그럼 모임이 된 거예요?
불나방이 물어봤는데 그건 모르거든. 뜯어갔다고 다 전화한 건 아닐 거잖아.
우리 방도 처음에 종이 보고 온 애들 중에 절반은 한 번 오고 말았어. 그거랑 똑같을 수도 있고.
그래서 됐다고는 말 못 하겠더라. 네 칸이 뜯긴 것만 본 거니까.
엘리베이터에서 그 아주머니를 또 만나서 물어봤거든. 그 종이 어떻게 됐냐고.
두 번 모였다고 하시더라. 사람은 세 명이었대.
세 명이면 우리 방 처음이랑 똑같은 거라니까. 나는 그 숫자가 좀 반가웠어.
돌부처 셋이면 되지.
그 얘기 듣고 생각난 게, 종이 붙인 분도 매일 그 앞을 지나가셨을 거잖아.
한 칸씩 늘어나는 걸 다 보셨을 거라니까. 그게 얼마나 느리게 늘었을지 나는 좀 알겠더라.
우리도 그랬으니까. 매일 확인하러 가는 게 제일 이상한 일이라고 내가 그랬잖아.
다음에 또 지나가면 몇 칸인지 볼 거라니까. 이제 그게 버릇이 됐어.
우리 방 출석 세는 거랑 똑같은 거잖아.
나는 뭘 모르는 애라서 그 모임이 잘될지 어떨지는 하나도 모르거든. 알 방법도 없고.
근데 한 칸이 네 칸 된 건 봤잖아. 그건 내가 세본 거니까.
느린 게 안 되는 건 아니더라. 그거 하나는 우리 방에서 배웠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