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밤에 그 얘기를 꺼냈네요. 그 별명은 이제 그만 불렀으면 좋겠다고요.
말하기 전에 물을 한 모금 마시더라고요. 웃으면서 말했는데 웃는 얘기가 아니었어요.
처음에 어떻게 생긴 별명인지도 기억이 안 나는걸요.
그냥 그렇게 부르다 보니 굳은 거고요. 저는 그게 친하다는 표시라고 생각했어요. 그 애도 웃었으니까 괜찮은 줄 알았어요.
오래 부른 이름은 습관이 되지만, 불리는 쪽에서는 매번 새로 듣는다.
물어보니 처음부터 좀 그랬대요.
그런데 다들 그렇게 부르니까 말을 못 꺼냈다고요. 지금 와서 말하면 예민해 보일 것 같았고, 십 년이 지나니까 더 말하기 어려워졌다고 하더라고요. 그 십 년을 혼자 들고 있었던 셈이군요.
부끄럽지만 저는 전혀 몰랐어요.
한 번도 그런 낌새를 못 봤고요. 그 애가 웃을 때마다 저는 괜찮은 걸로 읽었던 겁니다. 웃음이 동의라고 읽으면 이런 일이 생기는 거네요.
그 자리에서 미안하다고 했네요.
왜 진작 말 안 했냐고는 안 했고요. 그 말을 하면 말 못 한 게 그 애 잘못이 되니까요. 말하기까지 십 년이 걸린 데는 제 몫도 있겠고요.
바꾸기로 했는데 자꾸 튀어나오는걸요.
십 년을 그렇게 불렀으니 손이 익어버린 거지요. 몇 번 틀리고 나서 그때마다 짧게 고쳐 불렀어요. 그 애가 그거면 됐다고 하더라고요.
그날 이후로 제 쪽도 좀 보게 됐어요.
제가 누구한테 오래 쓰고 있는 말 중에 상대는 싫어하는 게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웃고 넘기고 있는 거라면 그쪽은 저처럼 모르고 있겠지요.
물어볼 수도 없고, 그래서 요즘은 말수를 조금 조심하게 됐네요.
그만 부르라는 말은 관계를 끊자는 게 아니겠지요.
계속 볼 사이니까 고치자고 한 거고요. 오늘 누가 그런 말을 꺼냈다면, 그건 십 년을 들고 있다가 겨우 낸 말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