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제가 한 말이 갑자기 떠올랐네요. 그때는 아무렇지 않게 한 말이었어요.
그런데 지금 보니 그 사람이 대답 대신 잠깐 웃고 넘어갔더라고요.
그때는 아무 일도 없었어요.
그 사람이 화를 낸 것도 아니고 표정이 크게 변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냥 지나갔는걸요. 몇 년이 지나서야 그 웃음이 다르게 보이는 겁니다.
상처는 준 쪽보다 받은 쪽이 먼저 안다. 준 쪽은 대개 한참 뒤에야 짐작한다.
지금 와서 그때 그 말이 아팠냐고 물으면 이상하겠지요.
몇 년 전 일을 꺼내는 것도 그렇고, 그 사람이 다 잊었으면 제가 다시 상기시키는 게 되고요. 물어보면 제 마음은 편해지는데 그쪽은 아닐 수 있습니다.
그래서 꺼낼지 말지를 정할 때 기준을 하나 두게 되네요.
이걸 말하면 그 사람한테 도움이 되나, 아니면 제가 편해지려고 하는 건가 하고요. 앞엣것이면 말하고 뒤엣것이면 안 합니다. 대개는 뒤엣것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말 대신 다른 걸 해보는걸요.
지금 그 사람을 대할 때 조금 더 조심하는 거지요. 과거를 바꿀 수는 없으니 지금 자리에서 하는 겁니다. 갚는다고 하기에는 약한데 할 수 있는 게 그 정도고요.
그리고 하나 더 있습니다.
그 종류의 말을 다른 사람한테는 안 하려고 해요. 한 번 알아챈 걸 다음에 안 쓰는 게 제일 확실한 쪽이니까요. 자국을 하나 덜 만드는 셈입니다.
생각해보면 저도 누구한테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그때 웃고 넘어갔고 그 사람은 지금도 모를 겁니다. 몇 년 지나서도 제 안에 남아 있는 걸 보면 그쪽 말이 가벼웠던 게 아니었던 거지요. 주고받는 게 이렇게 양쪽에 다 있네요.
그러니 제가 받은 걸 미워하기보다 제가 준 걸 줄이는 쪽이 낫겠고요.
몇 년 지나서 아는 게 늦긴 하겠지요.
그래도 영영 모르고 지나가는 것보다는 낫고요. 오늘 예전 말이 뒤늦게 걸리셨다면, 그건 그동안 그만큼 달라지셨다는 뜻인걸요.